19일은 17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지 1주년 되는 날이다.

지난 1년 동안 정치권에는 상당한 변화가 이어졌고 특히 전북은 지역 맹주를 자처했던 민주당의 대선 패배로, 야권으로 위상이 전락했다.

전북 정치권의 핵심 정치인으로 꼽히는 정동영(DY) 전 대선 후보와 정세균(SK) 민주당 현 대표에게도 정치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차기 대선 가도에서 야권 내 선두 다툼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도내 출신 두 정치인의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DY 몽골기병론, 숨고르기 조언정동영 전 통일 장관은 전북 최초로 대권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했고, 이어 치러진 18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도 분루를 삼켰다.

정 전 장관은 정치활동의 주요 고비마다, 신속한 움직임을 상징하는 ‘몽골기병론’을 주창해 왔다.

절치부심, 미국에서 유학 중인 DY의 차기 정치 행보가 최근 정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이 1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정 전 장관이 조기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 내년 4월의 국회의원 재선거가 정계복귀의 1차 시점이다.

DY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역시 한솥밥을 먹은 도내 의원들이다.

A의원은 “재선거를 통해 복귀한다면, 야권을 위해 수도권에서 출마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B의원은 “대권 출마한 분이 전주로 간다면 야당을 위해서도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도내 의원들의 상당수는 DY의 정계복귀 시점 및 지역에 대해 신중한 선택을 주문한다.

중앙정치 사정을 고려할 때 성급하게 결정했다가는 자칫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DY가 국회의원 재선거 불출마를 표명하고, 야당 승리에 매진하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DY의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 민주당 차원에서 “반드시 출마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청하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SK, 강력한 ‘정치 카리스마’ 필요 SK는 대선 패배 이후, 무기력한 상태에 놓였던 민주당의 기사회생을 위해 당 대표에 도전했다.

압도적인 직선(直選) 득표로 대표에 선출됐다.

과거 당 의장을 지내기도 했지만 사실상의 전국 선거를 통해 당선된 만큼 그 정치적 의미는 남달랐다.

실제 대표 당선을 기점으로 정 대표는 차기 대선 후보 군에 오르는 상승세를 탔다.

정 대표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합리적 리더십, 통합의 리더십을 대표 선출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갔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초거대여당인 한나라당이 청와대-정부-당의 삼두체제를 형성하면서 민주당의 존재가 부각되지 않아서다.

‘야당 내 야당’을 표방하는 비주류 모임이 차츰 늘어났고, 국회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이들의 반발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당 일각에선 합리적 리더십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당이 아니라 야당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적 개편을 통해 새로운 진용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언이 늘고 있다.

도내 의원들은 지역 정리(情理)상 SK의 리더십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를 조기에 구축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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