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33km 새만금 방조제가 본격적인 내부 개발에 앞서 국내 최대 관광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가 본격적인 내부 개발에 앞서 국내 최대 관광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바다와 간척지를 구분하는 방벽 수준의 방조제는 명소화를 통해 국내는 물론 세계인의 시선을 한 몸에 사로잡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적 관광명소로 거듭날 새만금 방조제를 미리 돌아봤다. /편집자 주
 
바다 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33km의 황톳길이다.
방조제 중앙에 서면 내측과 외측이 따로 없다. 오직 바다 한 가운데 길이 있을 뿐이다.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바다는 길을 쉽사리 내어주지 않을 듯하다.
여전히 전 구간에서 토목공사가 한창이다.
새만금 사업 담당인 한국농촌공사와 전북도는 이 곳에 6개월 뒤 관광지로서 ‘세계 최장 방조제’의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1단계 내년 말까지 방조제 주변에 주차장과 휴게소, 공원시설 등을 설치, 방문객 편의를 증진하고, 2단계 오는 2013년까지 신시~야미도 구간과 핵심지구에 복합리조트 및 숙박시설이 완료된다.
마지막 3단계는 2017년을 목표로 1호 방조제 시점부와 사면부, 해창석산, 방조제 친수공간 등을 시설해 단지 전체를 활성화한다.
 

새만금산업전시관

# 버려진 폐석지가 세계 유명 정원으로
 
새만금 방조제를 가는 길은 육로로 2곳이다. 군장산업단지와 부안 새만금전시관을 통한 길이다.
부안 방면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해창석산’이다.
해창석산은 한 때 변산반도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우수한 경관을 자랑했다. 하지만 새만금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 곳은 주변 10여개 산과 마찬가지 밑동만 남겨지는 비운을 맞았다.
한동안 주변 경관과 조화롭지 못했던 이 산은 가림막에 가려지기도 했으나, 현재는 세계 각국의 유명 정원을 고스란히 옮겨 놓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펜션 등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과 일본, 중국, 이태리, 프랑스, 이집트 등 각 나라의 특색을 담은 정원이 들어서 버려진 폐석지의 비운을 되돌려 놓을 것이다.
 
# ‘반쪽 전경’ … 방조제 높임공사 아쉬워
 
해창석산을 지나면 불과 몇 분 거리에 새만금전시관이 위치해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새만금개발사업의 추진과정과 그동안 시행해 온 간척사업의 역사가 담겨 있다. 일반 관광객이라면 전시된 각종 표본과 사진 등 자료보다는 이 곳에서 바라보는 새만금 방조제와 전경에 더욱 마음이 끌린다.
전시관을 나와 아스팔트로 포장된 방조제 내측 길에 들어서면 무엇보다 눈이 시원하다.
곧게 뻗은 길은 내측 바다와 수평선을 같이 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내측 도로가 외측 방조제보다 3~4m 가량 낮아 외측 전경을 전혀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주행중인 차량에 대한 바닷바람의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겠지만, 내·외측 전경을 놓친 것만은 분명했다.
최근 전북도가 방조제 높임공사의 필요성을 건의해 받아들여졌다 하니 조만간 탁 트인 전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할 것이다.
 

고군산군도

# 방조제의 또 다른 비경 ‘고군산 군도’
 
현재 일반 관광객에게 개방된 곳은 아스팔트가 깔린 방조제 시작부의 1km 남짓한 구간뿐이다. 첫 번째 해수가 배출되는 가력배수갑문을 보기 위해서는 조금 더 들어가야 한다.
현장 관계자의 양해를 얻어 공사차량 진입로에 접어들었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5분 정도 지나면 내측 바닷물이 외측으로 빠져 나가는 해수 유통현장을 직접 볼 수 있다.
유속이 지나치게 빨라 안전사고 우려가 없진 않지만,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은 또 다른 매력이다.
가력배수갑문을 지나면 고군산 군도가 시야에 펼쳐진다.
육지 나들이꾼에게 섬은 자체만으로도 진기한 볼거리다. 하물며 옹기종기 모여있는 섬들이야.
방조제는 섬과 수평으로 지난다. 불과 300~500m 거리다. 안쪽으로 펼쳐진 백사장 위로 갈매기의 날개 짓까지 볼 수 있다.
과거 배를 타야만 올 수 있었던 이 곳을 육로로 쉽게 갈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볕이 좋은 날은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다.
신시도를 지나 야미도 부근은 오래된 세월을 뒤로 매장문화재가 발굴됐다. 먼 옛날에도 이 곳에 사람이 무리를 지어 살았다니,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푸근하다.
아직은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넉넉하지 않지만 낚시용품을 파는 가게들이 그럭저럭 불편함을 덜어준다. 농어촌공사의 구상안에 따르면 이곳은 머잖아 복합 리조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그대로 두어도 비경이다.
 
# 종점에서 만나는 힘 ‘군장산업단지’
 
신시~야미도 구간을 지나면 4호 방조제가 끝도 없이 펼쳐진다.
군장산업단지 방면 초입이어서 어느 구간보다도 공사 차량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일부 다짐이 된 곳은 잔디 심기가 한창이다.
방조제 중앙부에는 전망데크가 설치될 예정이고, 에너지교육관과 에너지역사공원 등 에너지 관련 체험시설이 들어선다.
망망대해의 볼거리를 원한다면 이 곳이 제격이다.
속도를 내기 힘든 비포장도로를 따라 30여분을 가면, 군장산업단지다.
단조로운 일직선 길이기에 자칫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종점에서 만난 군장산업단지는 그야말로 역동적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생산시설을 증·개축하기 위해 대형 크레인들이 앞다퉈 올려 놓고 있다. 경기 불황이 느껴지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이렇게 방조제의 끝에서 ‘역동’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유쾌한 일이다.
여기까지 와서도 볼거리가 아쉽다면 산업단지 외측에 자리한 풍력발전소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쉴새 없이 돌아가는 10여개의 대형 바람개비는 이국적인 낭만을 느끼게 한다.
/손성준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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