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처럼 목을 길게 뻗은 달맞이꽃은/ 길가 풀섶 위와 개울물 흐르는 언덕에 지천으로 피어서/ 그리움의 사연들은 차마 말하지 못하고/ 병아리 종종 걸음으로 미소를 지으며 별들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최상섭씨(62)의 시 ‘달맞이꽃’ 일부다.

최씨의 시집 ‘까치의 풀꽃노래’는 야생화의 노래로 가득하다.

제1장 ‘우리 꽃, 풀꽃들의 합창’이 이를 반영한다.

‘금낭화’·‘오랑캐꽃’·‘수선화’·‘은방울꽃’ 등 산야 풀꽃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아름다운 시의 선율이 꽃밭의 향기에 취하게 한다.

제2장 ‘고향생각’은 최씨의 고향 이야기다.

‘외갓집’·‘정화수’·‘옥색 고무신’ 등 어린 시절 생활터전과 정든 외갓집 모습, 어머니의 너른 품이 있는 고향을 그리고 있다.

제3장 ‘천문동 계곡’은 ‘일주문을 넘는 이여’·‘파랑새의 꿈’ 등 역사세계와 시비이해, 회장정리 등 세상의 삶을, 제4장 ‘서낭당’은 ‘도갑사’·‘송구영신’·‘소낙비’ 등 시인의 활동사를 담은 시들로 역사와 민속에 얽힌 우리네 정신을 읊고 있다.

제5장 ‘모정의 세월’은 ‘꽃길’·‘동반자’·‘짠반찬’ 등 그리움의 주제를 어머니로부터 시작해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글들로 가득하다.

최씨는 처녀작 ‘깐치밥’을 시작으로 두 번째 시집 ‘까치집’을 발간했으며 ‘까치의 풀꽃노래’는 그의 세 번째 작품집이다.

/김찬형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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