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장관은 4월 국회의원 재보선과 관련, 자신의 행보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지만 측근 사이에선 덕진 복귀설이 거의 굳혀져 가는 분위기다.
수도권에서 어려운 승부를 펼치기 보다는 전주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자는 것. 그러나 최근 중앙 정가에선 야권을 위해 4월 재보선이 빅 카드로 치러져야 한다는 주문이 늘고 있다.
실제로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대여 강경 투쟁을 통해 야당 위상을 끌어올린 만큼, 4월 선거에서 당의 핵심 자원들이 다시 한번 수도권내 표를 결집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에선 원외(院外)인 박희태 현 대표, 강재섭 전 대표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의원 등이 재보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대표 등은 MB 정권 출범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사들이지만 정작 자신들은 원외의 설움을 겪고 있는 상태. 4월 재보선에서 이들이 출마할 수 있는 선거구는 대략 3곳 정도다.
아직 선거법 재판이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이 있는 지역은 서울 금천, 경기 수원 장안, 인천 부평을이다.
모두 수도권이다.
이재오 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과 안산 상록을 등 다른 2곳은 아직 최종 재판 결과가 불투명하다.
4월 선거에 집권 여당의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한다면 야당에서도 빅 카드로 맞상대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민주당 안팎 분위기를 보면 손학규 정동영 김근태 등 대선 후보군의 출진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도 원내 진입을, 대선 가도의 핵심 요인으로 꼽고 있다.
손학규 전 대표는 재보선이 치러진다면 수원 장안을 염두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 지사를 지낸 만큼 지역 인지도가 높다.
야권에서 조직을 풀가동하면 여당 후보와 빅 매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정동영 전 장관이다.
중앙당 차원에서 손학규-정동영-김근태 패키지를 내세우게 되면 DY도 중대한 결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선 인천 부평을이나 서울 금천의 경우, 한나라당에서 박희태 강재섭 등 전현직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 전 장관이 이 곳에 출마하게 되면 여야의 대표급 빅 매치가 형성된다.
이른바 ‘수원-손학규, 인천-DY, 서울-GT’의 삼각편대 카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이 인천을 택할 지는 미지수다.
야권을 위해 결단한다는 모양새를 보일 수는 있지만, 당선을 위해선 올인이 필요하다.
만일 실패 시에는 이후의 행보가 막연해진다.
정권 교체 이후여서 장관 자리도 불가능하다.
전력 투구를 해야 하는 이유다.
DY의 선택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삼각편대 출격에 대한 여론은 중앙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당내 당권파는 물론 정 전 장관과 경쟁관계에 있는 주요 계파들이 DY의 수도권 동반 출마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정 전 장관이 전주 복귀로 마음을 굳혔다면 조속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