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별칭을 가진 ‘주목’은 나무껍질(수피)과 나무의 속살(심재)이 유달리 붉어 ‘주목’이란 이름을 얻었다.

수백 년에서 천년 가까이 살 뿐 아니라 죽은 나무도 오랜 기간 동안 썩지 않아 천년 까지 사용 가능해 왕실의 가구로 사용 할 만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목재는 결이 곱고 향기가 좋기 때문에 바둑판, 명패 등의 조각재나 공예재료로 쓰이며 가구재나 건축재로도 사용된다.

이러한 연유로 자생지에서 몰래 베어가 오래된 큰 나무는 얼마 남아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옛날에는 ‘주목’의 붉은색이 잡귀를 쫓고 영원한 내세를 상징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시신을 감싸는 관재(棺材)로 쓰였는데 평양 오야리에서 출토된 낙랑고분의 주목관재와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왕비의 두침(頭枕)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서양에서도 관재로 쓰거나 활을 만드는 재료로 사랑을 받았다고 하는데 학명 중의 ‘taxus’는 ‘활(taos)’에서 유래됐으며 영명의 ‘yew’도 ‘활’을 의미한다.

유명한 영국의 영웅 ‘로빈훗’은 주목으로 만든 활을 사용했는데 후에 화살이 떨어진 곳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쏜 화살이 주목 군락지였다는 기막힌 일화도 있다.

 ‘주목’은 우리나라 해발 7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나무인데 소백산호, 무주 덕유산, 지리산 등에 수백 년 된 것들이 자라고 있다.

또한 우리의 경복궁이나 창덕궁 등의 옛 궁전에 두루 심을 만큼 좋은 관상수다.

특히 붉은 수피와 짙은 녹색을 띤 선형의 잎이 아름답고 10월경에 붉은색으로 익는 열매는 봄까지 달려 있어 서양에서도 정원의 형상수(形象樹), 기념수로 나무가 고급스런 만큼 정원수 중에서도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종자의 씨눈에서 ‘택솔’이라는 항암성분의 물질을 추출해 세계를 놀라게 한 일이 있었으며 민간에서는 잎도 약용으로 이용하고 있으나 독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또한 주목으로 만든 지팡이는 노인들의 무병장수를 상징한다고 해 최고로 각광을 받았다고 한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 년의 주목’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목재의 쓰임으로, 궁중의 관상용으로, 암을 치료한다는 약으로 인간에게 아낌없이 줄 수 있는 나무지만 이들이 살고 있는 자생지만큼은 절대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우리의 아이들, 손자들, 자손들이 천년, 이 천 년을 살아온 ‘주목’을 볼 수 있게 말이다.

<한국도로공사수목원 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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