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분신이며, 내 소중한 그림자여!/ 지독한 산고 끝에 너를 얻어 부둥켜안고 몸부림치다/ 이제 내 품에서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날개를 퍼덕이며 창공을 나는 것은 너의 몫이다/ 아픈 내 가슴 문지르며 주저앉으려는 너를 보내놓고/ 나는 그저 부끄러워 얼굴 붉히며 너의 뒷모습 바라볼 뿐…/ 나의 시여! 머무는 곳 어디서든 아프지 말아라.” 시인 박은주씨의 ‘두 번째 시집을 내며’ 라는 시다.

그는 두 번째 시집 ‘물은 맨발로 걷는다’를 출간하며 자신의 심정을 한 편의 시로 표현했다.

이번 작품은 여성시인의 감상주의가 아닌 화자가 지닌 동사형 사유로 역동적인 느낌을 실었다.

책 제목에서부터 발휘한 바, ‘걷는다’라는 강력한 동사형으로 구체성의 실제를 실감하게 한다.

두 번째 시집은 ‘솔섬’·‘갯바위’·‘비의 운명’·‘향수’·‘가슴앓이’·‘광대놀이’·‘가을 만나기’·‘겨울나무’ 등 50여 편의 시가 5부로 나눠 독자들을 만난다.

박씨는 문학 공간사 신춘문예백일장 장원으로 문단에 데뷔, 처녀작 ‘숨어우는 바람’을 집필했고 현재 전주문협 부회장과 전북동인지문학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찬형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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