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마지막 황손이자 가요 ‘비둘기 집’을 부른 가수 이석(68)씨가 이달 말 세 번째 음반을 내고 활동에 나선다.

1967년 ‘비둘기집’이 실린 두 번째 앨범 이후 42년 만의 일. 불탄 숭례문에 대한 안타까움을 노래한 ‘아! 숭례문’과 함께 자신의 히트곡 ‘비둘기 집’, ‘두 마음’, ‘외로운 조약돌’이 담겨있다.

역사를 주제로 한 노래를 하고 싶었다는 이씨는 숭례문 소실 이후 사람들이 숭례문의 소중함을 너무 쉽게 잊어간다는 생각에 지난해 여름 ‘아! 숭례문’을 녹음하고 앨범 준비에 들어갔다.

이후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녹음했고 반년 만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씨는 “오랜만에 녹음실에 들어가려니까 떨리고 흥분됐다”면서 “다행스럽게도 어렵지 않게 녹음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씨는 이어 “경복궁 대문에 머리를 받고 가겠다고 유서를 썼던 적이 있다”면서 “경제적으로도 힘들었지만 황실 없는 나라에서 황손으로 살아서 뭐하겠나 싶은 연유였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또 “사람들이 우리 역사의 소중함을 알고 관심을 좀 더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기회에 공연도 하고 앞으로는 더욱 역사의식을 북돋울 수 있는 노래를 부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1979년 미국으로 쫓겨나듯 건너간 이씨는 LA 인근에서 구멍가게를 하며 겨우 끼니를 때움은 물론 한국에 돌아와서도 아홉 번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등 평탄하지 못한 삶을 살았다.

역사학자들과 함께 황실복원 운동을 펼치는 이씨는 학생과 일반인을 상대로 궁궐방문 기행, 조선왕조 발상지 유적 기행 등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하고 있다.

/김영애기자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