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날을 전후한 연휴 극장가는 예년과 다르다.

한국영화가 특수를 누렸던 명절 분위기와 다르게, 이번 설은 외국영화 일색이다.

명절 특수를 노린 한국영화 개봉작은 조폭류 코믹물 ‘유감스러운 도시’ 한 편뿐이다.

반면 설날을 전후로 개봉하는 외국영화는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 ‘작전명 발키리’ ‘체인질링’ ‘베드타임 스토리’ 등 네 편에 달한다.

‘유감스러운 도시’는 설 연휴 신작 한국영화 가운데 독과점이다.

경쟁작 없이 나 홀로 달리게 된 이 한국영화에 기대감이 쏠리는 이유다.

‘여름=공포영화’처럼 ‘명절=코미디영화’로 공식화 된 계절·시기적 특성을 보더라도 ‘유감스러운 도시’는 어느 정도의 흥행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 트리오’로 불리는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의 코믹 군단에 거는 관객들의 기대도 상당하다.

‘두사부 일체’ ‘투사부 일체’를 이을 최신형 버전이 ‘유감스러운 도시’에 있다.

◇신작 ‘유감스런 도시’ 유일한 한국 영화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은 액션 명장 오우삼 감독의 야심작이다.

범 아시아적으로 흥행 대기록을 세운 ‘적벽대전1: 거대한 전쟁의 시작’의 속편으로 주목 받고 있다.

‘삼국지’의 클라이맥스이자, 아시아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전투로 꼽히는 ‘적벽대전’을 소재로 800억 원 규모의 대작을 기획했다.

수상전(水上戰)에서 지상전(地上戰), 공성전(攻城戰)으로 이어지는 전쟁 액션은 관객들을 흥분시키기 충분하다.

천하 통일을 꿈꾸는 야심가 조조와, 그에 맞서는 오나라 수장 손권, 제일명장 주유, 촉나라 책사 제갈량이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인다.

‘작전명 발키리’는 ‘엑스맨’ 시리즈, ‘수퍼맨 리턴즈’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배우 톰 크루즈의 만남으로 주목 받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히틀러 암살’ 계획을 주도했던 이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역사 속 진실을 파헤치는 영화다.

크루즈는 히틀러 암살 비밀작전을 주도했던 독일 나치 장교역을 맡았다.

지난 17일에는 싱어 감독과 크루즈가 ‘작전명 발키리’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앤절리나 졸리 주연의 ‘체인질링’도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진 작품이다.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하나뿐인 아들의 실종 이후 아들을 되찾기 위해 홀로 부패한 세상에 맞서는 크리스틴 콜린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뒤바뀐 아이, 숨겨진 진실을 찾아 공권력에 맞서는 여린 한 여성의 강한 모성애가 눈물겹게 펼쳐진다.

◇이월된 작품들 롱런 기대도 한국영화 신작 기근 속에서 이월작들이 덕을 보게 됐다.

예전 같았으면 신작 러시 탓에 극장 간판을 걸 자리가 없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해 개봉했던 ‘과속 스캔들’과 ‘쌍화점’까지 설 연휴를 노리며 생명연장의 꿈을 부풀리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12월3일 개봉한 ‘과속 스캔들’은 설 연휴에도 극장에서 관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개봉 2달이 다 돼가지만 관객 하락폭이 크지 않아 ‘진정한 입소문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다.

순 제작비 25억 원이란 다소 저렴한 비용으로 600만 관객 돌파란 기록을 세웠다.

동시에 배우 3명을 스타덤에 올려놨다.

차태현을 부활시키고, 박보영을 충무로 샛별로, 왕석현을 스타 아역 배우로 만든 대박 중의 대박을 달성했다.

에로틱 고려 사극 ‘쌍화점’에 대한 관객 수요도 꺾이지 않고 있다.

75억 원이란 대작 급 제작비를 쏟아 부으며 때깔 있는 영화를 완성했다.

조인성, 주진모의 진득한 키스신과, 조인성, 송지효로 이어지는 농밀한 정사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고려 말 공민왕의 역사적 기록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 극화해 비극적인 대서사시를 구현한다.

고려 가요 ‘쌍화점’에서 모티브를 따와 동명의 영화로 상징화했다.

충무로 대표 이야기꾼 유하 감독의 노련미가 스크린 속에 구현된다.

어린이 관객들을 위한 영화들도 설날까지 준비돼 있다.

드림웍스의 야심작 ‘마다가스카2’는 설 연휴를 마지막 관객 유치 기회로 보고 있다.

‘쿵푸팬더’를 히트 시킨 제작진들이 뭉쳐 동물원의 인기 캐릭터들을 3D로 탄생시켰다.

사자 알렉스, 얼룩말 마티, 기린 멜먼, 하마 글로리아가 미지의 세계 아프리카에 불시착하면서 겪는 모험담을 그린다.

벤 스틸러, 크리스 록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목소리를 입혔다.

완구와 TV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끈 ‘탑블레이드’도 극장용으로 선보인다.

1700만 판매고를 올리며 어린이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히는 장난감들이 스크린 속에 펼쳐진다.

탑블레이드 ‘강민’과 도전자 ‘태양’의 대결은 어린이의 시선에서는 어른들의 K-1보다도 흥미진진하다.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는 팽이를 나눠주는 이벤트까지 준비돼 있다.

▲영화 선택을 위한 ‘팁’ 유감스러운 도시 ★★=조폭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웃음. 관객들을 유감스럽게 만들 수 있는 영화. 적벽대전2: 최후의 결전 ★★★☆=800억 원 들인 값은 한다.

작전명 발키리 ★★★=히틀러 암살 이야기? 조금은 식상하지만, 톰 크루즈의 연기는 빛난다.

(美로튼 토마토 비평中) 체인질링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실화를 재현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쉽다.

(美로튼 토마토 비평中) 쌍화점 ★★★=때깔은 좋지만 내용 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비극이라지만 슬프지도 않다.

과속스캔들 ★★★★=자연스럽고 리얼한 웃음. 마다가스카2 ★★☆=쿵푸팬더와 거리가 먼 드림웍스의 야심작.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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