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우극작가
잇따른 희곡집 발간으로 문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극작가 최기우씨(37•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 그가 최근 창극집 ‘춘향꽃이 피었습니다(연극과인간刊)’를 내놓으면서 다시 한번 눈길을 끈다.

게다가 제4회 불꽃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니 그의 전성시대가 도래했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일단 그의 행보가 눈에 띄는 것은 ‘지역성’과 맞물려있다는 점. 오랫동안 몰두해온 ‘지역인물’에 관한 천착이라든가 또는 ‘판소리’나 ‘문학작품’에 쏟는 애정은 곧바로 정체성 탐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생생하고 흡인력 있게 재현시켜 견인차 노릇도 확실히 해준다.

불꽃문학상 심사위원들 역시 그의 한국 근현대사 조망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와 함께 “진정한 산문정신은 화해가 아니라 갈등이라는 것을, 그 치열함 속에서 사람다움의 세계를 추구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가 ‘춘향전’ ‘별주부전’ ‘콩쥐팥쥐’ 등 고전과 전통을 바라보는 시선은 꼭 넘어야 할 산 같은 도전 대상에 다름 아니다.

독자가 원하는 줄거리를 쫓아가는 ‘하이퍼 픽션’으로 진화시키기도 하고, 발칙한 상상을 덧붙이는 등 끊임없는 재창조를 시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태어난 작품들이 ‘달물결, 춘향’이고 ‘다시 만난 토끼와 자라’다.

무엇보다 최근의 그는 ‘춘향’과 가깝게 지내는 인상이 짙다.

‘춘향’과 인연이 된 것은 2006년 무렵이었고, 전주세계소리축제서 공연된 만정 김소희의 ‘오마쥬’와 남원시립국악단의 창극 ‘달물결, 춘향’의 대본을 쓰면서였다지만 그의 애정은 대본차원을 넘어선다.

최씨는 “대본을 쓰는 내내 만정선생의 춘향가가 귓전에 남았다”면서 “그때 헤아릴 수 없는 감동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한다.

최씨는 이어 “이후 춘향과 그를 둘러싼 이들의 삶에 깊이 관여했고 좀더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춘향은 인간이 인격적으로 동등하며 근원적으로 평등하다는 사실을 확인케 해준다”고 덧붙인다.

이번 작품들 역시 2003년 가족창극으로 선보였던 ‘다시 만난 토끼와 자라’를 비롯 2004년 창극 ‘남원뎐’, 2005년 국악뮤지컬 ‘달래먹고 달달, 찔래먹고 찔찔’, 2007년 국악뮤지컬 ‘춘향아씨’ 등 6편으로 모두 무대에 올려져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무수한 겹과 결을 지닌 고전들에 전통을 덧대 재해석하고 상상력과 서사를 덧붙인 뒤 다양한 형태로 변용시키는 선두주자 최씨. 연극이면 연극, 창극이면 창극, 국악뮤지컬, 창작판소리까지 아우르는 그의 너른 품을 통해 전북문화 아니 나아가 한국문화의 진화를 기대해봄 직하다.

‘불꽃문학상’은 2005년부터 (주)선운산복분자주 ‘흥진’의 지원으로 전북작가회의가 주관해 운영해 오고 있으며 1회는 유강희 시인이 2회는 이병초 시인이, 3회 박성우 시인이 수상한 바 있다.

상금은 3백만원으로 시상식은 13일 오후 7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전북작가회의 정기총회와 함께 열린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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