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장로가 인도하는 대로 큰방으로 인도를 받았다.

새색시의 시부모에게 예 목사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설명해 준다.

먼저 귀신들린 새색시에게 심히 무례하게 대하는 일이 있더라도 이해해 달라는 것이었다.

귀신들린 사람에게 “이랬습니까 저랬습니까” 등등 존댓말이나 높임말을 쓰면, 이내 말을 듣지 않게 되는 법, 통상 “야! 야!” 등등 반말로 대할 수밖에 없다는 소위 “귀신 쫓는 방법론”을 일러 주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불교계에서 세운 고등학교 교장선생님 댁인지라, 방 안과 밖이며 사방팔방에 붉은색 부적들이 더덕더덕 붙어 있었다.

그 모든 부적을 제거하여 불질러 버리겠다고 했다.

내심 곤란하나 이도 저도 다 이해하겠다는 태도였다.

그저 며느리 하나만 고쳐달라는 절절한 미소와 더없는 친숙함만 내비칠 뿐이었다.

언행심사간 매우 조심성을 갖추느라 말대꾸도 냉큼냉큼 잘못하는 것이었다.

딸을 시집 보내면서 사돈댁에게 있는 예를 다해 굽실굽실해 보이는 자세다.

그러한 그들에게는 무례한 요구까지 다 먹혀 들 수밖에 없었다.

예 목사는 본론을 얘기하고 있었다.

“며느리를 고치는 데는, 우리 인간의 힘이나 노력이나 그 어떠한 수단 방법으로도 되는게 아닙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한 자에 한해서만, 오직 전지전능하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마귀 대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 이름에만 능력이 있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만 우리들이 바라는 바 기사와 이적과 표적이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완쾌도 있습니다”하며 예 목사는 습관처럼 그들의 눈치를 살펴본다.

반응이 진지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먼저 예수님을 믿어야만 된다는 말입니다.

이유없이 말입니다.

바로 그때부터 치료의 역사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새색시의 남편과 시부모들이 도리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최 장로가 옆에서 좋은 순간을 놓칠세라 숨 가쁘게 거들고 나선다.

“동생,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해. 조카! 아내를 위하여 조카부터 약속하라고.”“당숙, 저야 백번이고 천번이고 약속해야지요.”최 장로 힘이 난다.

조카의 손을 덥석 잡는다.

예 목사도 함께 손을 잡는다.

모두 신바람이 나서 어쩔 줄 모른다.

특히 최 장로는 지난 수십 년간 이 가정의 복음전파를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했던 그 기도의 응답이 오늘에야 비로소 이루어지는구나 하는 터라, 정작 그 기쁨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며 감추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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