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러면 그렇지(!)하는 어두운 절망의 그림자가 그들 심령 깊은 곳까지 드리워져 있는 게 보였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마지막 희망을 예 목사에게 전부 거는 듯 마지막 죽는 시늉까지 해 보이는 것이었다.

이제 목사님 차례라는 표정들이다.

예 목사가 들어가야만 될 차례다.

죽으나 사나 들어가야만 된다.

그런데 괜찮겠느냐는 그 집안 식구들과 다른 최 장로의 걱정 어린 표정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이냐(?)는 실로 크게 놀란 눈빛으로 연방 예 목사를 꿰뚫어본다.

혹시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느냐(?)고 묻는 태도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느냐(?)는 물음이다.

정작 이렇게 될 수도 있느냐(?)는 무언의 항변이다.

이거 말도 씨도 안 되는 상황이 아니냐(?)는 따짐의 눈빛이다.

황당하기 그지없다는 눈초리로 이사람 저 사람을 둘러본다.

그러다가 귀신들린 새색시에게 혼 줄이 나서 줄행랑을 치고 나온 세 남녀 전도사들에게 눈이 멈춘다.

코피 터진 전도사. 옷이 찢긴 전도사 새색시의 사타구니에 머리까지 처박힌 채 얻어터지고 나온 전도사. 보면 볼수록 기가 막힌 모양이다.

한심하기 그지없는 모양이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모양이다.

웃기는 모양이다.

내심 심히 업신여기는 눈치다.

도저히 할 말이 없다는 고개 짓이다.

도대체 이 모든 게 뭐가 없는 까닭일까? 세 전도사들은 죽을 죄인의 모습을 감추지 못한다.

차라리 죽여 달라는 꼴이다.

차라리 죽어버리고 싶다는 몰골이다.

단 한번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창피하기 그지없다는 무언의 태도다.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라.도대체 뭐가 없어서 이 같은 신세가 되었단 말인가. 정작 뭐가 없어서 이 창피와 수모를 다 당해야만 된단 말인가? 과연 뭐가 없어서 끝내 얼굴이 상한 채 웃음을 잃어버려야만 했단 말인가? 누구 때문일까? 영계의 대답이다.

이는 기도하지 아니한 까닭이요, 그리하여 능력 받지 못한 까닭이며, 능력 받지 못한 자신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능력을 받지 못하면, 그래서 능력이 없으면, 모든 게 이 모양으로 끝나게 될까? 영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질문이다.

영계에 속한 자들 중 백이면 백, 천이면 천, 만이면 만, 억이면 억, 그 누구 하나 이 영적인 능력 소유를 원치 않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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