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전도사님들을 쥐어 패듯, 저도 그렇게 여러 번 얻어맞곤 했습니다. 간혹 남편에게도 그러고 말입니다. 아예 시어머니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답니다. 사실 우리들에게 그러는건 약과요, 특별히 제 시어미가 눈에 띄었다 치면 완전히 죽여 버리겠다는 식으로 덤벼들곤 했습니다. 그렇게 사랑스럽던, 그렇게 믿음직스럽던, 그렇게 보암직스럽던, 그렇게 곱기만 했던 며늘애기가 말입니다.”

시아버지는 터진 울음보를 쉬 수습하지 못한다. 그런 상태로 계속 말을 잇는다.

“그런데 목사님 말씀입니다. 정말로 저런 아이도 고칠 수 있단 말씀입니까? 병원에서는 신경 쇠약 따위로 생긴 병이라고 말만 하곤 지금껏 고치지 못했는데요. 또 어떤 의사는 격심한 생존 경쟁에서 밀리는 극심한 자극과 초조감에서 비롯된 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본디 소박하고 순진한 성질이 돌연 신경질적으로 변한 병적 형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고치지는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독을 품을 때엔 정이 삼천리나 떨어집니다. 독살스럽기가 보통이 아닙니다. 살기가 등등한 때엔 감당이 안됩니다. 맞섰다간 죽는 수가 있을 것만 같답니다. 독살 독살해도 저렇게 독살스런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독기를 확확 풍기며 독가스를 품어 댈 때엔 사람이 아닙니다.”

이쯤해서 시아버지의 눈가에는 눈물만 맺혀 있었다. 도중에 울음이 그친 것이다.

예 목사는 전도사들에게 묻는다. 조금 전의 상황을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었지?” 심한 모욕감과 부끄러움으로 줄곧 고개를 처박고 있던 전도사들 중 그래도 남자 전도사가 완전한 창피감으로 처절하게 부서지고 망가진 송장의 몰골로나마 입술을 몇 번 씹은 뒤 겨우 입을 연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독사가 개구리를 낚아채듯 다짜고짜로 두 눈을 때리며, 머리로는 코와 턱을 사정없이 들이박는 것이었습니다. 돌연 불문곡직하고 마구잡이로 얻어맞다 보니까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특히 제 머리를 가랭이에 끼고는 닥치는 대로 때리는 데엔 더 이상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예 목사는 여전도사들에게도 그렇게 했느냐고 무언의 질문을 하고 있었다. 그 무언의 질문에 한 여전도사가 답한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