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경기불황이 가시화되면서 실질임금은 물론 명목임금까지 IMF 외환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5인 이상 사업체 가운데 7028개 표본사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체 임금·근로시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조사결과, 지난 해 4분기 근로자들이 실제 받는 명목임금은 266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271만9000원) 대비 2.1%(5만8000원) 하락했다.

이는 10인 이상 상용근로자의 임금과 비교했을 때 전년 대비 1.7% 하락한 것으로 1998년 2분기 명목임금 증감률이 마이너스 1.2%를 기록한 뒤 11년만이다.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실질임금의 하락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 물가상승률(4.5%)은 3분기보다 1%p 떨어졌지만 실질임금은 240만2000원으로 전년(256만5000원) 보다 6.4%나 떨어졌다.

사실상 10인 이상 상용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지난 해 3분기 7년 만에 전년 동기보다 2.4% 떨어진 데 이어 1998년 IMF 외환 위기 수준(마이너스 6%)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노동부 관계자는 "상용근로자들의 정액급여는 같은 수준이지만 연장근무나 야간, 휴일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실제 받는 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1997년 IMF가 터지고, 2분기 후에 명목임금이 하락한 데 반해 이번에는 세계 경제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빠른 속도로 임금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용근로자의 정액급여는 5.1% 증가했지만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을 포함한 초과급여는 9.4% 줄었다.

또 상여금과 성과급 등은 22.2%로 대폭 하락했다.

한편 경기 불황에 따른 임금 하락 영향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284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하락한 데 반해 임시·일용 근로자는 83만6000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9%나 떨어졌다.

산업별로는 통신업(-7.2%)과 제조업(-6.2%)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또 전체 근로자 1인당 주당 근로시간은 39.8시간으로 전년(41.2시간) 대비 1.4시간 줄었다.

상용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은 0.9% 감소했고, 초과근로시간은 4시간으로 15%나 줄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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