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의 내면 세계란 범접하기 어려운 암흑에 가깝다.

더구나 관람자에게 흑과 백의 ‘고갱이’가 가득 찬 바다는 막막하기 그지없다.

한국화가 이주원의 작품은 도무지 2차원으론 해결이 안 된다.

그렇다고 지적 호기심이나 의무감으로 접근할 수도 없다.

한국화가라고 해도 그의 작품들은 결코 한국화 경지에 갇혀있지 않다.

여기에 한국화의 고정관념을 깨준다는 말을 붙인다는 건 이미 시대착오적일 뿐이다.

작가에 대한 1차원적 정보까지 부족한데다 소통할 구멍이라고 해야 그를 알고 있는 이들이 써놓은 현학적인 글감이 고작. 이래저래 난처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망망대해에 놓여있는 기분이다.

오스갤러리에서 27일 문을 여는 한국화가 이주원씨(41) 개인전. 도내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그의 ‘길에서 조우하다’전은 절대 상투적이지 않다.

작가는 사물의 외부를 관찰하지 않고 내부로 들어가 본뜻을 직관한다.

그것은 화면 속으로 녹아 들고 화면 위로 굳어져 형상이 되는 것이다.

차가우면서도 뜨겁고, 이지적이면서도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면서도 차분해 보이는 이유다.

말하자면 사람과 세계에 관한 간결한 통찰력이 환한 빛으로 명쾌하게 해독되는 셈이다.

서울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이씨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으며 전시는 소양 오스갤러리를 비롯 운암 오스하우스, 익산 벨리시모오스 등 3곳에서 3월 30일까지 열린다.

(063-244-7116)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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