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수들이 가(歌)수라는 이름대로 노래를 부르는게 아니라 말그대로 엔터테인먼트의 얼굴들이 되어 활동하며 아이돌가수들이 립싱크를 열심히 하던때가 불과 얼마되지 않았다.

아직 그렇게 활동하고 있는 엔터테이너 가수도 솔직히 많다.

90년대이후 한국대중음악계에서는 사랑타령이던 노래의 소재에 다양한 주제들이 등장하게 되고 작지만 인디밴드들의 음반유통의 독자적 길을 개척하면서 대중음악계에 다양성과 활력이 생기게 되었다.

노래를 하는 가수들에서도 노래부르는 인형이 아닌 진정한 뮤지션을 인정하는 풍토가 생기며 얼굴과 몸이 안되는(!) 빅마마를 비롯한 소위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라이브 무대의 원칙이 생기기도 하였다.

‘노래를 잘하는 가수’로 유명한 거미는 최고의 남성 R&B 싱어 휘성을 데뷔전에 트레이닝 시켰다고 하여 ‘가수를 가르치는 가수위의 가수’라는 호칭도 붙어 다닌다.

노래를 잘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여섯 살부터 노래와 피아노 연주 실력을 갖췄던 거미는 클래식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음악인생을 그려왔다가 고교축제때 캐스팅되고,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등 준비기간을 거쳐 ‘그대 돌아오면’이 실려있는 2003년 ‘Like Them’이라는 타이틀의 앨범을 발표되게 된다.

 한국 여성 R&B계의 새로운 대표 주자라는 평가를 들으며 이후 한국에 R&B 흑인음악의 붐을 일으켰던 거미는 3집 ‘For The Bloom’을 내고 후두염과 과로로 활동을 접어야 했다.

그 이후 2년만인 2008년에 다시 활동을 재개하였다.

3집은 그녀의 아픔을 예견이라도 하듯 슬픔을 더욱 애절하게 노래하는 거미의 블루지한 느낌을 가득 실려있다.

이 앨범은 슬픔을 더욱 깊게 만들어버리는 듯한 느낌으로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의도한다, 거미자신도 이 앨범에 그런 느낌을 담고 싶었다 한다.

타이틀곡인 ‘아니’는 소울의 느낌을 살린다.

블루스한 라인도 섞여 있어서 기존의 ‘그대 돌아오면’등의 곡들과 차별성이 있다.

거미가 좋아한다는 5번 트랙의 ‘어른아이’도 성숙하면서도 쿨한 느낌의 감성이 느껴진다.

솔직하고 즉흥적인 흑인음악을 추구하는 거미의 거침없는 고음과 매력적인 애드립은 한국적 리듬앤 블루스를 흑인의 슬픔만큼이나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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