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종 복원을 위해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2세 출산에 성공했다.

반달가슴곰은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29호다.

환경부는 2005년 북한에서 들여온 반달가슴곰 암컷 8번(북한산, 5세)과 10번(북한산, 5세)이 각각 새끼 한 마리를 출산한 것을 2월 말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그 동안 사육된 반달가슴곰이 2세를 출산한 적은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먹이를 섭취하고, 동면을 하면서 출산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산한 반달곰은 모두 지난 해 5월에서 9월 사이 교미를 했으며, 12월 중 바위굴에서 동면을 시작해 1월 새끼를 출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보통 반달가슴곰은 착상지연을 하기 때문에 동면에 들어가는 12월께 임신 여부가 결정된다.

착상 지연이란 여름철 교미를 해서 수정된 난자를 자궁에 갖고 있다가 암컷의 몸 상태와 먹이의 풍부성에 따라 착상 여부가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착상 후 임신 기간은 보통 60일 정도이며,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수정란은 몸으로 흡수돼 유산된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송동주 센터장은 "방사한 반달곰이 정상적인 먹이섭취 활동과 혹독한 겨울철 동면과정을 거쳐 새끼를 출산하면 자연에 비교적 잘 적응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반달가슴곰의 새끼 출산은 복원사업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출산한 암컷 8번은 2007년 9월과 2008년 8월에 목에 올무가 걸린 것을 현장에서 발견해 치료한 뒤 다시 방사하는 등 위기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암컷 10번 역시 2006년 9월 허리에 올무가 걸린 것을 치료해 재방사한 바 있다.

앞서 환경부는 2001년부터 모두 27마리의 반달곰을 지리산에 방사했으며, 이 가운데 15마리가 야생에 적응하고 있다.

반달곰 3마리는 올무에 걸려 죽었고, 3마리는 자연사했다.

한 마리는 최근 신호기를 교체하던 중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했고, 1마리는 실종됐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반달곰 복원을 위해 2004년부터 매년 6마리씩 방사해 왔으며, 올해까지 30마리를 방사할 계획이다.

또 2012년까지 50여마리를 증식할 방침이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이배근 복원연구팀장은 "어떤 동물이든 새끼와 함께 생활하는 개체는 민감하다"며 "탐방객들은 탐방로를 이용하지 않고 샛길 등을 이용할 경우 서식지내에서 반달곰과 만날 확률이 높으므로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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