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에게 무슨 몹쓸 짓을 한 것처럼 보여지지나 않을까 하여 없는 눈치까지 보곤 했습니다. 꼭 며느리가 저렇게 된 게 시에미 탓이 아닐까, 시에미 잘못이 아닐까,행여 그렇게 여기지나 않을까(?) 요즘엔 사돈들까지 보기가 무섭습니다. 남부끄럽게도 말씀입니다.”

벌써 새댁의 남편은 소리 죽여 울고 있었다.

눈물을 줄줄 쏟고 있었다.

눈물방울이 큼직큼직했다.

그래도 시아버지의 말은 계속된다.

“하여간 목사님께서도 조심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한번은 제 나름대로 확신에 차가지고 기도해 주겠다고 찾아온 절간 주지스님에게, 칼과 망치를 휘둘러 머리가 깨지고 눈이 찢어지는 등, 그런 큰 난리가 없었습니다. 그때 눈이 안빠진게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답니다. 그길로 스님은 병원으로 실려가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입원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해 지곤 합니다. 붉은 피로 뒤범벅이 되어 있던 그때 그 현장,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이내 몸서리가 쳐진답니다.”

모두 긴장감에 싸여 있다.

그 중 특히 스님이 크게 봉변을 당했다는 말에야 비로소 세 전도사들도 겨우 체면이 서는 양 고개를 들어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목사님, 한가지 심상치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모르긴 모르지만 예사스러운 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보통 범상치 않는 일이, 매우 심상치 않는 일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어쩜 며늘애기 저 나름대로 비상상태를 선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 더 긴장한다.

그러나 예목사만은 연방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했다.

이내 웃으면서 묻는다.

“뭐가 말입니까? 도대체 뭐가 심상치 않고 뭐가 예사롭지 않다는 말씀입니까?”

이번에는 울고 있던 새댁 남편이 처음으로 입을 열어 답한다.

“그건 다른 얘기가 아닙니다. 다른 때 같으면 이쯤에서 방안에 전축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는 등,별 별짓을 다할텐데 말씀입니다. 그런데 오늘만은 도중에 아예 전축을 꺼놓은 채 문 곂에 줄곧 서 있다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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