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근무라 처음엔 자부심을 가지고 행정인턴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내가 과연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깁니다.” 도내 행정기관에서 지난 2월18일부터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김모씨(25·여)는 지난 한달동안의 활동에서 보람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청년 실업난 해소를 위해 도입한 행정인턴제가 시행 된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들의 업무는 잡무와 단순 전산입력처리 등에 그쳐 행정 인턴들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김씨는 “취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 같아 행정인턴으로 참여했지만 사실상 이곳에서 하는 일은 단순 업무에 불과하다”며 “명확히 정해진 업무도 없이 시간만 때우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곤욕”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 전까지 사회복지 업무와 관련한 각종 수치들을 컴퓨터에 입력하거나 직원들이 시키는 서류 등을 복사하는 일이 고작이다.

전공을 살린다거나 경험을 쌓을 만한 업무는 아예 찾아보지 못했다.

김씨는 “취업난을 이겨보려 행정인턴으로 참여했지만 사실상 이곳에서 하는 일이 단순 업무에 불과해 후회가 된다”며 “출근 첫날부터 둘째 날까지는 하는 일 없이 하루 종일 앉아만 있어 외톨이가 된 느낌이 들었고 직원들도 무관심하고 내게 무슨 일을 시켜야 할지도 잘 몰랐다”고 토로했다.

다른 지자체에서 행정인턴으로 일하는 이모씨(24)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씨는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렇게라도 채용된 게 다행이지만 업무가 단순한 사무보조에 그쳐 앞으로 취업에 무슨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든다”며 “매일같이 할 일이 없어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들 행정 인턴들이 바라는 것은 비슷하다.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창조적이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 공통 희망이다.

여기에 공무원 채용 시 가산점을 부과하거나 행정인턴 경력을 인정해주는 등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행정 기관에서는 고유 영역의 업무를 한시적으로 근무하는 인턴들에게 맡기기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행정인턴을 고용해 일을 시키고는 있지만 이들에게 단순한 업무 외에는 시킬 만한 일이 없다”며 “숙달된 인력이 아닌 인턴들에게 주요한 업무를 맡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에는 350명의 인턴 사원이 전북도를 비롯한 기초단체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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