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새댁도 그간 다른 사람들과 같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 눈싸움에서는 5초도 채 견디지 못하고는 이내 고개를 깊숙이 처박고 마는 것이었다.

마치 목을 빳빳하게 세우던 뱀을 낭창낭창한 회초리로 한 대 후려치자 대번 머리를 땅바닥에 처박고 다시는 머리를 들지 못하는 것처럼 그렇게 처박고 마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죽는 시늉까지 해 보이는 것이었다.

“고개 들어!” 역시 더 이상 머리를 들어 올리지 못한다.

“...? 도대체 무슨 일일까? ...”  문 밖에서 이를 꿰뚫어 보듯 줄곧 온 신경을 다하여 지켜보고 있던 새댁 남편과 식구들 모두는 도통 무슨 영문인지 전혀 감을 잡을 길이 없다는 눈치로 심히 놀라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그 누구든 무지막지하게 치고받고 덤벼들던 새댁이 이번에는 거꾸로 무릎을 꿇고 있다(?) 게다가 머리까지 깊숙이 처박고 있다(?)심히 놀랄 일이였으리라 본다.

“일어나!!” 새댁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다.

그리고 이내 빳빳이 굳은 몸으로 차렷 자세를 취한다.

벌써 영적으로 정복당한 바,이젠 절대 복종하겠다는 태도라.“이 미친년아, 옷 입어! 다 큰 년이 벌거벗고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 전축은 왜 그렇게 날마다 크게 틀어놓았던 거야. 하여간 옷부터 입자고.빨리 옷장 앞으로 안가고 뭐해!”새댁은 고분고분을 넘어 번개처럼 움직인다.

예목사가 옷장 문을 열어 제친다.

새댁 옷장에는 수십벌의 옷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옷자락이 몸에 닿기만 닿으면 마치 활활 치솟는 불길이 닫는 것처럼 느껴졌던 터라.그간 옷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었던 까닭이었다.

“빨리 옷 꺼내서 입어!” 그러나 새댁도 이번에는 입을 연다.

“꺼내주세요.” 예목사의 성경책이 새댁의 머리통을 내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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