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새댁에게 들어가 있는 귀신도 그 누가 물리쳐 줄 수 있느냐? 두말할 것도 없이 오직 한분 예수님께서 물리쳐줄 수 있습니다.

모두 믿으시기 바랍니다.

할렐루야!”그 시간 거의 반사적으로 새댁의 눈과 시어머니의 눈이 마주친다.

그 순간 시어머니 쪽에서만 소스라치게 놀라며 전과 다름없이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기가 막힐 일이었다.

옛날 시어머니 앞에서는 살살 기던 자신이 생각난다.

시어머니가 무서워서 행동도 자유롭게 하지 못했던 새색시시절의 자신과 비교할 때 기가 막힐 일이었다.

그 때 같으면 살림집에서 살림꾼으로 살림살이를 조심스럽게 배우며,살림살이를 알뜰살뜰 잘 해야만 될 며느리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간혹 쥐어 박히면서 눈길만 마주쳐도 섬찟섬찟 놀란다(?) 시어머니는 그러한 자신의 처지가 한스럽기만 했다.

정다운 맛이 없고 쌀쌀맞기 그지없는 며느리라고 탓하며 흉을 보던 친구를 생각하면 복에 겨운 소리라. 쌀쌀맞기만 해도 눈물겹도록 감사할 일이 아니겠는가. 숫제 시어머니를 살인하겠다고 노려보는 살인범 며느리,그 앞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살고 있는 시어머니라.하루하루 며느리의 살인극과 살인죄만은 절대로 면하도록 해보겠다고 여러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하여 온갖 신경을 다 쓰며 골치를 앓는 시어머니라.그간 며느리를 놓고 연일연야 살인미수자로 만들어 주겠다는 시어미의 눈물겨운 노력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이제는 그것이고 저것이고 어서 속히 나아주기만 해도 감사덕지할 일이요,아무런 사고 없이 살아주기만 해도 그저 감사할 일이라 하겠다.

새댁으로써 지금 하고 있는 꼴을 보라. 벌거벗은 몸으로 생똥을 싸는 듯 지독한 냄새가 방안에 가득히 풍겨 오른다.

알고 보니 극도의 초조감을 이기지 못하여 입으로 입방구를 쉬임없이 뀌는바 그 입가에 게거품이 하얗게 고여서 나는 냄새가 그처럼 지독했다.

그런 중에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입놀림으로만 시어머니를 향해 온갖 위협을 다하며 갖은 욕설을 다 쏟아내고 있었다.

아마도 “너 중단해 이년아.너 죽어 이년아.지금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거야 이년아” 하는 욕설이 아닌가 싶었다.

시어머니만 알고 있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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