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부터 연애는 카오스였다.” 앞뒤 가리지 않는 원초적 욕망의 지존은 제우스다.

비견할 신이 없다.

소녀, 처녀, 유부녀를 가리지 않았다.

미모가 월등하거나, 재능이 많거나, 지적으로 뛰어난 여성을 찾는 것도 아니었다.

자신의 아내 ‘헤라’만 아니면 누구라도 상관없었다.

제우스는 일부다처제를 제일 먼저 몸으로 실천한 신이다.

사랑과 미, 풍요의 여신인 아프로디테는 조금 다르다.

많은 남성들을 취했으나 제우스보다 독점력은 덜했다.

자신을 거친 검증된 남자를 인간 여자들에게 나눠주기까지 했다.

헤라는 망나니 제우스를 상대로 일부일처제를 고집했다.

제우스와 놀아난 여자들에게 복수하는 것으로 삶의 대부분을 채웠다.

평생을 질투와 불안의 그늘에서 죽어지냈다.

그리스 신들의 시간을 지나 성서의 시대로 무대를 옮겨도 상황은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덩치 큰 골리앗을 무찌르고 이스라엘 왕이 된 다윗도 한 여자에게 집중하지 못했다.

계략을 꾸며 남의 아내를 취하기도 했다.

아들인 암논과 압살롬은 아버지의 여자를 넘보기 일쑤였다.

고대 신이나 성서의 인물들도 욕망 앞에서는 어쩌지 못했다.

‘신들의 사랑법’은 욕망에 충실한 이들이 잘못했다고 비판하지 않는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신들, 성서에 기록을 남길 정도로 고결한 인간들의 욕망과 연애사를 보여 주면서 “단지 거래하는 연애와 가공된 낭만적 사랑의 환상에 쫓겨 우리가 욕망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동현 지음, 240쪽, 1만4000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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