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처럼 가슴 아리게 저리는 기억, 삶의 지향성 또한 짝사랑처럼 확연히 드러낼 수 없는, 말 할 수 없는 나름의 지향이 있기에, 삶의 모퉁이에서 고독한 사념에 젖는 것이 일수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지향성에 뜻을 가진 어떤 이의 삶을 흠숭 하고 사랑하고 반가움을 갖기도 한다. 만일 그가 나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낸, 그리고 살아내고 있는 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랑한다. 그들을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그들, 이름을 거론하라면 다 말 할 수는 없지만 문득 생각나는 이름을 거론하라면 간디가 그렇고, 링컨이 그렇고, 백범 김구선생, 체 게바라, 미켈란젤로, 등등일 수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바이러스 창업자인 안철수 씨도 내가 좋아 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내가 그를 지켜보기 시작한 건 어찌어찌한 연유이지만 그의 수많은 수식어가 나를 매혹 시킨 것이 아니다. 그의 사업마인드에는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진정성’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고 자기 검증의 인식과 함께 노력하는데 있다. 그가 영재임은 다 알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게는 내 돈, 내 기업, 내 지식, 내 사람, 내 것, 등의 한계를 뛰어 넘는 다는 것 때문이다.

  우리들의 현실은 그야말로 야합하는데 익숙해져 조금만 힘이 통하면 세력을 키우고 어딘가에 속해 이익의 야수가 되고, 주체적인 사람이 아니라 눈치 살피며 살아가는 사람이 넘치는 듯하여 한 없이 외로울 때, 어찌 가야 하는가? 내가 옳은 길을 가는가? 삶이 미묘해지며 회의감에 빠질 때

  짝 사랑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인색할 데 없이 사랑하는 그들은 내게 큰 지표가 된다. 자기 신념과 자기 정직, 자기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들은 든든한 세상의 기둥이기 때문이다. 

   不狂不及(불광불급)!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는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학문과 예술을 향한 광기를 어느 교수가 탐색한 책이다. 절망하며 자기 한계를 극복한 조선시대의 지식인의 이야기를 다룬 책인데 허균, 권필,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정약용, 김득신 등, 자기 분야에 고도의 열정을 달군 사람들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에게 자문했다. 내가 하려고 하는 것에 얼마나 미쳐 있는가? 넓고 광활한 무구한 미지의 세계를 어떻게 털끝이라도 안단 말인가? 내가 말 하려고 하는 것에 펜 끝만큼 이라도 아는가? 모른 체 펜 끝을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모호한 일인가?

  부끄럽고 부끄러웠다. 부끄러워 공부하기로 했다. 나를 내세우고 싶어 하는 허상이라면, 막연하게 강요된 학습들과 ‘안다’라는 착각의 허상을 모조리 부숴 버리고 어린 아이로 돌아가고 싶었다. 영양실조에 걸릴 만큼 많은 책을 보았지만 새롭게 앎의 경험을 시작하는 나는 그야 말로 어린 아이이다. 이제야 현실을 인식하는 무모한, 몸만 큰 어른이다. 그래서 늘 새롭고 설레인지 모르겠다. 미지의 세계로의 여정이므로,

  척 보면 아는 천재도 있겠지만 피땀 흘려야 알아지는 사람도 있다는 것, 김득신이라는 사람은 1억 1만 삼천 번의 독서가라고 하니 평생을 두고 노력한 그는 전설인 듯하다.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진정성으로 늘 마음에 닿는 날. 조화 속 세상은 활용과 이익에만 미쳐 있어 어지러울 때 오롯한 자기 철학이 중요할 즈음 그들의 이름을 다시금 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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