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문화마저 경기 불황 속에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 ‘푸드뱅크’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각종 시설과 저소득층 등 수요량은 꾸준히 느는데 반해 공급할 수 있는 기부물품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 푸드뱅크는 대형 농수산물 도매시장, 수퍼마켓, 제과점 등에서 남는 음식을 기부받아 재가공한 뒤 도내 14개 시·군 푸드뱅크 사업소를 통해 쪽방 거주인, 독거노인 등 가난한 이웃에게 음식을 전달하는 사업이다.

4일 전북도와 푸드뱅크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동안 불우한 이웃에게 기부한 음식을 환산한 결과 1억4천6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6천600만원보다 2천만원정도가 줄었다는 것.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 2000만원 정도지 속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금액으로는 2천만원(14%)에 불과하지만 모든 식재료품의 원재료 값 상승에 비춰 볼 때 실제로 기부된 음식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도내에는 현재 15개 시군에 푸드뱅크 사업소가 설치돼 빈곤층을 대상으로 음식을 나눠주고 있지만 올 3월 현재 실태 조사 결과 사업소에 비축 음식이 없어 음식을 나눠주지 못하고 있는 사업소가 태반이다.

이에 따라 올해 1/4분기 식재료 등을 지원받은 이용시설과 생활시설, 법인 시설 등은 397개소로, 지난해 410곳에 비해 20여곳이 줄었다.

사업소 관계자는 “과거에 10곳의 시설에 음식을 제공했다면 최근에는 5~6곳에만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전북도는 남은 음식을 기부하는 업소 발굴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현실을 외면하고 ‘기부 업소로부터 현금도 지원받으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현실과 동떨어진 행정라는 불만을 사고 있다.

푸드뱅크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어려운 시기를 함께 나누는 우리의 나눔 미덕이 활성화돼야 할 때”라며 “어려운 때이지만 국수 한 그릇이라도 옆집과 나누는 것처럼 이웃을 한번쯤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강모기자 kangm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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