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던 증권사들이 올해는 증시 침체로 인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11일 60개 증권사의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2조379억원으로 전년도 4조4089억원에 비해 53.8%가 감소했다.

이는 2006 회계연도 2조6010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증권시장 침체에 따라 수탁수수료가 2조 224억원 감소한 것과 간접투자증권 판매 위축으로 수익증권판매수수료가 3739억원 감소한 것이 수익성 저조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가하락에 따른 자기매매수지가(매매·평가이익-매매·평가손실) 3793억원 감소한 점도 증권사의 수익 악화를 더하게 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7779억원이던 순이익이 2분기에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증권시장 위축으로 934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3분기에는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이 늘어나면서 5554억원으로 증가했고, 4분기에는 증시반등에 따른 주식관련이익의 증가 등으로 6112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2297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이는 전년도 3582억원에 비해 35.9%가 줄어든 수준이다.

이어 우리투자증권(1818억원), 대우증권(1805억원), 현대증권(1461억원), 미래에셋증권(1280억원), 굿모닝신한증권(1071억원), 대신증권(1033억원), 하나대투증권(1001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이들 증권사 역시 전년도와 비교하면 20~50%씩 순이익이 감소한 수준이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골드만삭스(1193억원), 모간스탠리(1095억원), UBS증권(1297억원)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일부 중소형증권사는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증권은 641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도 423억원에 비해 51.5%가 증가했고, KB투자증권도 129억원에서 470억원으로 263.4% 급증했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인수주선수수료와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각각 전년대비 37%, 30% 상승했다"며 "특히 지난해 신설된 트레이딩 부문과 M&A(인수합명)자문 부문에서 각각 335억원의 순영업수익과 5000억원 규모의 롯데칠성·두산주류 M&A 성공 등의 성과를 거둔 것이 수익 증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유화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도 각각 26.9%, 15.2%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증시침체를 겪으면서 적자를 낸 기업들도 대거 생겨났다.

유진투자증권이 1194억원을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증권도 1080억원 적자를 냈다.

이밖에 KTB투자증권(356억원), 푸르덴셜투자증권(110억원), 하이투자증권(107억원) 등도 적자를 기록했다.

외국사 중에서는 다이와증권(156억원), 에이비엠암로증권(59억원), ING증권(32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56억원) 등이 적자를 냈다.

국내증권사와 외국계증권사 총 60곳 중 18곳이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증권사들의 재무상황을 살펴보면 3월말 현재 전체 증권회사의 자산총액이 148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3월말보다 17조9000억원, 13.7%가 증가해 외형은 계속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증권회사의 영업확대에 따른 대고객부채의 증가에 기인해 부채총액이 15조8869억원 늘면서 자기자본은 2조335억원억원(6.8%) 늘어나는데 그쳤다.

주주의 수익성을 의미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는 6.7%로 2007회계연도 17.0%보다 큰 폭(10.3%p)으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6회계연도의 12.5%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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