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과 관련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등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섬유 및 일반기계 업계는 가격경쟁력 악화로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지식경제부는 14일 김영학 제2차관 주재로 코트라, 수출보험공사 등 수출유관기관과 기계, 섬유 등 업종별 단체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최근의 원화강세가 업종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 가격 거래가 달러화로 결정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부품·설비 등에 대한 원가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올해 수출 규모는 293억달러 가량인 것으로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대부분 달러기준으로 가격이 결정됨에 따라 환율변동이 수출에 미치는 직접적 영양은 미미하며 원화강세가 오히려 득이 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장비 분야는 1100원대 이상 수준이 적정환율"이라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장비, 재료의 수입 측면에서 (저환율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업계도 환율변동과 수출과의 연관성은 적으며 원화강세에 따라 주원료인 나프타 수입비용이 감소해 원가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 업계와 자동차 업계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이미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관계자는 "현재 수출 물량은 1~2년전에 수주한 물량이기 때문에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환헷지를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방어해 놓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조선 업계 목표인 544억달러 수출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업계도 올해 경영계획에서 예상 환율을 다소 보수적인 달러당 1000원대로 잡아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원자재 및 부품 수입 측면에서는 다소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환율하락에 따라 기업 채산성은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섬유 업계와 일반기계 업계는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섬유 업계는 "기술수준 평준화로 국가간 가격경쟁이 심하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등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1200원대의 환율이 적정 수준인 것으로 판단했으며 이를 유지할 경우 올해 127억달러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기계 업계는 국내 투자부진과 원화 약세로 점차 완화되던 대일(對日) 일반기계 무역수지가 환율 하락으로 다시 악화할 것을 우려했다.

전자정보업계도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가격경쟁력이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기업은 1100원대, 중소기업은 1200원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환율하락에 대비해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 확대 등의 경쟁력 유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경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수출경쟁력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인력·물류·품질·브랜드 등 수출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요인을 진단키로 했다.

또 하반기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우려에 대비해 민·관 합동으로 중소기업의 수출마케팅 예산을 늘리는 등 중소기업의 수출기반 확충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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