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 20년 지기 은행지점장이 있다. 어느 날 전화 통화 중에 자신이 초정을 받아 가끔씩 색소폰 연주를 해주곤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았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그 분이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이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은 필자뿐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모만 보고 판단하는 편견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에 다시 만날 기회가 있어 색소폰을 연주하게 된 사연을 듣게 되었다.

몇 해 전 야외에 나갔는데 흰머리가 희끗희끗하여 제법 나이가 들어 보이는 자신 또래의 남자분이 가족들 앞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저거다! 내가 주변에 작은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이다.”생각하고 색소폰 연주를 배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평소에 자신이 알고 있는 노래라면 피아노를 배우지 않았어도 그 음을 연주할 수 있는 조금의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어 곧바로 레슨 등록을 마치고 악기를 구입하였다고 한다. 악보조차도 볼 줄 몰라서 악보의 모든 기호를 이해하기까지도 한참을 걸려야만 했다고 한다. 그러니 가르치는 사람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아서 그냥 포기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말을 들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배웠다고 한다. 같이 등록한 사람보다 진도가 나가지 못하여 한 동안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여유시간을 모두 투자하여 결국은 등록한 사람 중에 제일 먼저 마칠 수 있었다는 과정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몇 곡의 연주를 통해서 작은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어떠한 모습으로든지 자신의 행위를 통해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사회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게 된다. 부정적인 행동을 통해 사회를 암울 하게하여 슬픔과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행동을 통해 사회를 밝게 하여 기쁨과 위로를 주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각 개인의 행위들이 모여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즉 사회의 모든 환경들은 우연의 결과라기보다는 사람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그만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행위는 보편적으로 각 개인의 의지적 산물이 대부분이다. 서두에 기록하였듯이 주변에 작은 기쁨을 주기 위한 노력도 한 개인의 의지에서 나온 것과 같은 것이다. 즉 부정과 긍정 이것은 사람의 의지에 의해 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색소폰 연주를 통해 주변에 작은 기쁨을 주고자 노력한 선한 의지에 찬사를 보낸다.

/강태문 목사(전주남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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