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흐름이 예사롭지 않으면서 서민경제의 근심으로 작용하고 있다.지난달 초순까지 보합권에 머물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세를 타면서 회복을 시도하는 국내 경제상황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지난해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경기가 유난히 힘들었던 이유도 환율 불안과 함께 찾아온 국제유가 급등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5일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지난 8일께 전북지역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값은 1천540.14원으로 지난 5월 둘째 주부터 연속 상승해 현재 1천620원 선을 넘어섰다. 휘발유 값이 1천600원대를 넘어선 것은 7개 월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평균 값과 달리, 실제 전주시내 상당수의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값은 이미 ℓ당 1천600원을 넘어서 1천700원에 육박하는 곳도 등장하기 시작했다.기름 값이 이처럼 급등하는 것은 지난 달 중순만 해도 배럴당 50달러 대였던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현재 70달러 선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유가 변동에 산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도내 산업계는 원자재 및 에너지 절약, 비용절감, 임금동결 등의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유가, 환율, 금리 등 경기변수에 예의 주시하며 전전긍긍 하고 있다특히 유가상승에 대한 대응력이 없고 자체적으로 고유가 대책을 세우기 힘든 지역 중소기업의 피해는 더욱 큰 상황이다. 지역 기업들은 유가가 이미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상승율을 보이는 상황이 이어지자 감내하기 어려운 채산성 악화에 까지 내몰릴 것을 염려해 하소연 하고 있다.합성수지를 제조하는 A사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중간생산품 가격 인상을 통해 유가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딱히 방법이 없다”며 “제품 생산을 줄이거나 유가가 적정 수준을 유지해주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우성화학 관계자도 “국제 유가가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석유화학, 철강, 식품 제조업체들의 채산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하반기 기업경기 호전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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