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들어서면서











12월에 들어서면서

 

내가
근무하는 책상에는 탁상일지가 놓여있다. 나는 이 탁상일지에  그 날의 업무를 기록하고 그 기록된 것을 제대로 이행하고 하루를 보냈는지를
점검하곤 한다. 12월에 들어서면서 이미 넘겨진 지난 열 한 달의 수북하게 쌓인 일지들을 보니 ‘지난 열 한 달의 날들이 결코 적지 않은 날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 지나고 나면 금새 지나간 짧은 세월 같은데, 책상 위에 쌓여진 그 날들의 흔적을 보니 그 짧은 열 한 달의 세월도 무려
365일에서 겨우 31일 적은 334일이나 되었다.

그 지나간
날들의 일지들을 손으로 훑으면서 난 먼저 그 동안 이 많은 날들을 나에게 선물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시간들이며 날들인가. 그런데 그 동안 실로 하나님은 나에게 그런 귀중하고도 엄청난 선물을 끊임없이 주셨던 것이다. 언뜻 생각하면
별로 받은 것이 없는 것 같았는데, 책상 위에 수북이 쌓인 일지들을 보니 하나님은  그 동안 참으로 소중한 것을 나에게 그렇게도 많이 주셨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다.
뿐만 아니라 이 귀한 은혜는 내가 이 땅에 얼마를 더 살지는 모르나 나의 사는 날 동안에 계속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내 인생에 부어지고 있는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 은혜인가.

그러나
그 쌓인 일지들을 보며 난 한편으로 부끄러움과 죄송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다. 그 많은 날들은 내게 주어진 귀한 기회들이었다.
그 많은 기회들을 잘 사용하여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정진해 왔더라면 오늘 나는 지난 해 보다도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이루며 얻어 더 풍성한 삶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너무 많이 난 그 주신 기회들을 낭비하여 왔다. 그러니 어찌 그 귀한 기회들을 주신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아니하며 죄스럽지 아니하겠는가.

그러나
어찌하랴! 이미 지나간 시간들인걸. 그러나 한편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사실을 이 해를 다 보낸 12월 마지막에 가서
생각하지 않고 아직은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는 이 12월에 들어서는 마당에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제 새롭게 다짐하자. 남은 날들이라도 허송세월하지
말고 충실하게 사용하자. 그래서 마지막에서라도 이 귀한 날들과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내 삶에 더 충실한 열매가 맺도록 해야 하겠다.
그럴 때 비록 늦은 시간에 와 일했지만 끝까지 기쁨과 감사함으로 일해 나중 되었지만 나중엔 오히려 먼저 된 포도원 품꾼 같은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이재필 목사<전주초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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