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간 표지기 달기.

'진안 마실 길' 1구간 공개 행사가 지난 4일 진안군 백운면 노촌리에서 있었다.

진안군이 추진하고 있는 마실 길 사업은 모두 16개 구간 214km. 진안군 둘레를 돌아 100여개 마을과 40개 고개를 잇는다는 게 진안군의 설명.

현재 진안군은 5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 마을조사단에 마실 길 조사용역을 발주, 8월에 용역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마을축제 기간에 일부 구간 개통행사를 열 계획이다.

진안 마실 길 16개 구간은 모두 자기 이름을 하나씩 갖고 있다. 섬진강 물길(4구간), 모래재 정맥 길(6구간), 주자천 물길(9구간), 천반산 지나는 길(15구간) 등등.

1구간의 이름은 '신광재 가는 길'. 총 길이는 18.94km. 소요시간은 점심, 휴식 포함 9시간.

영모정 돌너와지붕

▲영모정~하미치~노촌호~밤나무정이~비사랑~성수사~신광재~신전마을

아침 9시. 백운면노촌리 영모정 앞에 도착했다. 영모정은 이 지역에서 유명한 건축물이다. 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제15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돌너와 지붕이 이채롭다. 노촌리 계곡을 굽어보고 서있는 영모정은 계곡 아래서 봐도, 도로 위에서 봐도 역시 아름답다. 1869년 신의련을 효행을 기념해 세웠다고 한다.
하미치 마을 느티나무 아래 평상이 텅 비어있다. 마을사람들이 들일에 바쁘다. 마을 지나면 바로 노촌호를 만난다. 농용수 공급목적으로 2001년에 완공, 노촌리와 평장리 일대에 물 걱정을 덜어줬다. 하지만 물길을 가로 막아 계곡(미재천)이 옛 모습을 잃었다는 평가도 있다.

비사랑 귀틀집

상미치(신광재로 바로 가는 길)와 비사랑으로 길이 갈라지는 밤나무정이에서 계곡 왼쪽에 자리잡은 전원주택 단지를 지나 오르면 2가구가 살고 있는 비사랑 마을. 산간마을 가옥 형태를 잘 간직한 귀틀집이 있다. 이 귀틀집 축소 모형이 진안역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여기서 비사랑 골짜기로 들어가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에 성수사가 있다. 신자는 없고 스님이 공부하는 절이라고 한다.

임도가 지루하게 계속 된다. 구간 모든 길이 대부분 시멘트로 포장돼 있어 피로가 빨리 느껴지는 길이다. 흙길을 만나면 정말 반갑다. 별 특징도 없고 특별한 볼거리도 없어 인내가 필요한 길이다. 여기에 초여름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적다.

산딸기 따기

하지만 위안거리도 있다. 7월초 길 가에 잘 익은 산딸기가 풍성하다. 동전만한 크기로 잘 익은 빨간 산딸기는 1구간 최고의 '보물'이다.

밤나무정이에서 상미치 마을 거쳐 오는 임도를 만나 조금 오르면 해발 744m의 신광재다. 전주 모악산보다 조금 낮은 높이다. 고개 양 옆 고랭지 밭이 장관이다. 도유지로 주로 상미치 마을 주민들이 1년 단위로 임대계약을 맺고 농사를 짓는다.

신광재 고랭지밭

이 고개를 넘어가면 장수군 천천면 와룡리다. 또한 영취산에서 나온 금남호남정맥이 이 고개를 지나 진안 성수산, 마이산으로 향한다. 정맥산꾼들의 표지기가 많이 나부끼는 고개다.

여기서 오름길을 조금만 가면 내리막 길에 들어선다. 덕태산 북쪽사면 별 특징없는임도를 따라 계속 내려가면 1구간 종착지인 신전 마을에 도착한다.

임도

계곡과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 중턱을 'ㄷ'자 형태로 돌아서 오는 구간이다.

18.94km를 걸으려면 생태문화자원을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해설없이 걷기엔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구간이다.

/이병재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