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초대석 – 개그맨 교수님 전유성씨










수요초대석 – 개그맨 교수님 전유성씨

‘천재 개그맨’이라 불리는 전유성씨(53)가 임실 예원대 코미디연기학과 교수로 온지도 벌써 3년째. 그가 당시 전국에서 유일했던 코미디연기학과 교수로 초빙되자,
연예계 안팎에서도 당연하다는 분위기였다. 그는 매주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수업을 위해 전주를 찾고 있다. 지난 3일 오후4시경 수업 때문에 내려온
그를 만나 그동안의 소회를 들어봤다.

-벌써 3년이 됐네요. 가르치는 일에도 이력이 붙었을 법한데요.

“글~쎄. 현재 개그맨 중에서 제가 가장 오래되지 않았나요?(웃음) 실제로 해왔던 경험을 서로 공유할
뿐입니다.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재미없잖아요. 요즘엔 무엇이든 재미있어야 해요. 선배와 후배라는 기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

-개그맨과 코미디언의 용어적 차이가 있나요.

“똑 같다고 보면 됩니다. 요즘엔 서로 비교를 잘 안하는
편이죠. 그것보다 현재 예원대에 개설된 코미디 연기학과를 나중엔 ‘코미디과’로 의미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연기에 한정돼 있다 보니까, 학과가 발전할 여지를 봉쇄해버렸다고 할까요.”

-얼마 전 앵콜무대를 가졌던 ‘아이들이 떠들어도
화내지 않는 음악회’가 도민들의 관심을 많이 끌었던 것으로 압니다만.

“그렇다고 들었어요. 이제 공연의 형태도 달라져야 합니다.
세상의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권위적인 틀을 깨야 한다고 할까요. 연주실력이 모자라서 관객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죠. 이유는 딱딱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이 맞아 떨어졌는지 60회의 공연이 모두 매진상태였습니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에도 원정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또 A B C팀까지 세팀이
생기기도 했어요.” (^.^)

-애당초 연출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아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태교음악으로 듣고 성장하지만,
조금 커서는 떠든다는 이유로 공연장 출입을 제한해 버리죠. 사실 어른들이 더 많이 떠드는데 말이지요. 음악을 재미있게 해보자는 생각과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실험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공연에 극적인 역할을 가미해서 객석도 끌어들이고, 무대와 객석을 굳이 구분하지 말자는
의도였지요.” (*.*)

-전유성씨를 천재 개그맨이라고 합니다만.

“좋게 이야기한 것이겠지요. 머리가 아프도록 궁리합니다.
웃음을 유발한다는 것이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연구합니다. 자다가도 해야하고, 먹다가도 그렇고….” (•.•)

-그러니까 생각나는데요.
‘잠자는 콘서트’도 기획한 것으로 압니다만.

“국립국장에 신청해놓은
상태니까, 내년 4월이면 무대에 올려질 것입니다. 의도는 음악을 들으며 자보라는 거죠. 그래야 베토벤이 ‘놀람 교향곡’을
왜 썼을까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지 않겠어요.”

-연기자로서 한마디
부탁합니다.

“예전 선배들은 일본 코미디를 많이 표절했어요. 들키기까지는
괜찮은데 이것 참, 들켜버리고 나면 씁쓸하거든요. 일본 코미디가 어떤지 제대로 보고, 후배들이라도 우리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서영춘 선배는 대단한 분이셨죠. 아마도 서 선배 때문에 국민이 족히 100년은 웃었을 것입니다. 저는 감히 10만원짜리 지폐가 나온다면
모델은 코미디언이 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일본의 코미디 수준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일본도 영국이나 블란서의 코미디를 모방한 수준이죠.
하지만 우리와 달리 무대극은 엄청나게 발전해 있어요. 요시모도 신희극 등은 대단합니다.”

-코미디의 사회학적 역할은 무엇일까요.

“코미디는 국민과 함께 커가는 것입니다. 국민이 좌절할
때는 웃음으로 위로하고 또 즐거울 때도 즐거움을 나누고, 코미디만 잘 나갈 수는 없어요. 보는 사람들 수준과 똑같다는 얘깁니다. 요즘 개그는 대부분
패러디하기 때문에, 원본을 모르면 제대로 즐길 수가 없어요. 시청자들과 함께 원본을 공부하는 시대가 됐지요.”

-바야흐로 대선철입니다. 대선에 대해서도 한말씀 해주시죠.

“그것보다 언론에 불만부터 한마디하죠. 정치인들의 행태를
꼬집는 말로 ‘코미디’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코미디를 비하시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매우 불쾌합니다. 정말 웃기는 것이죠. 정치에 유머가 들어있는 시대가 와야 합니다.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점이 정말 아쉽습니다.
대선에 많은 연예인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이 얼굴을 파는 일만 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에게 웃음을 전해야 합니다. 연설문을 듣고도 웃을
수 있는 시대가 와야한다고 생각해요. 유머가 많은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합니다.” (^*^)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출장 코미디’를 만들 계획입니다.
불러주면 어디든 가서 공연하고 웃음을 선물하는 것이지요. 농부들은 20%정도 할인도 해드릴 생각이예요. 아니 30년 할부로 해드릴까…”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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