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출신으로 히말라야 등정후 하산도중 추락사한 고미영씨가 21일 오후 고향 품에 안겼다.

故 고미영씨는 그녀가 태어나고 자란 하서면 청호 마을 뒷산 고씨 문중측에서 장지에 걸어놓은 현수막 문구대로 히말라야로 오르기 위해 영면을 취했다.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 청호(晴湖)마을은 이날 새벽 장맛비가 내려 한바탕 통곡을 한후 오후부터 화창한 날씨로 바뀌어 따뜻한 품으로 고인을 맞이 했다.

서울 국립의료원을 출발해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을 한 고인은 영구차에 설려 유가족과 산악연맹 회원들이 탑승한 버스와 함께 오후 6시께 청호마을에 진입하자 일가 친척들과 주민들은 슬픔에 잠겼다.

고향에서 마지막 장례 절차를 돕기 위해 서울 영결식 후 먼저 도착한 오빠 석균(47)씨는 애써 슬픔을 감추면서 고향 주민의 조문을 맞았다.

고인은 어릴 적 다니던 청호 하서제일감리교회 바로 앞 문중 선산의 소나무 숲에 안치됐다.

대한산악연맹측 관계자의 사회로 치러진 고향에서의 마지막 영결식에는 산악연맹 부안연맹 소속 회원 100여명도 참석했다.

아울러 문중 고상호씨는 '산아, 산아'란 제목의 추도시에서 "석불산에서 태어나 멀고 먼 히말라야 봉우리를 남편인양 얼싸 안고 산과같이 세상을 떠나는 구나"라고 낭독하자 주위는 더욱 숙연해졌다.

일가친척들과 주민들은 "정상 등정 소식을 전해 듣고 잔치를 준비를 해도 시원찮은데 영 딴판의 상황을 맞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14좌 완등후 고인과 '히말라야 등산학교'를 함께 세우고 인생을 동행하려던 김재수 원정대장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길을 지켰다.

그녀의 유골 절반은 고인과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도전한 오은선씨와 11좌 등정 대부분을 그녀와 함께 한 김 대장이 고인이 오르지 못한 히말라야 3개봉에 나눠 뿌릴 계획이다.

한편 유족측은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스포츠 암벽장(클라이밍센터)을 부안군과 협의해 부안 모처에 건립할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