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휴가철이다. 모두들 산으로 바다로 더위를 피해 떠난다.

하지만 어찌 산과 바다만 피서지 일까. 책 숲으로 떠나자. 휴가철 모처럼 얻은 시간을 독서에 투자하면 어떨지. 여기 올 여름 책 숲으로 휴가 떠날 사람들을 위해 몇권의 책을 소개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추천하는 '인문의 숲'으로 떠나보자.  

▲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오연호 지음, 오마이뉴스, 13,000원)

이 책은 2007년 가을 청와대에서 퇴임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을 3일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딱딱한 인터뷰 형식을 떠나 인간 노무현의 깊은 심경을 생생히 밝히고 있다.

이 책에 담겨있는 인터뷰는 정치인 노무현이 언론과 가진 마지막 심층 인터뷰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연호 대표기자 나눈 3일간의 인터뷰는 '인물연구 노무현'을 전제로 하여 이뤄졌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여섯 명의 노무현을 만날 수 있다.

바보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민주주의 연구가 노무현, 사상가 노무현, 인간 노무현. 이 책의 절반 가량은 오연호 대표 기자가 '오마이뉴스'에 연재했던 '인물연구 노무현'을 보완, 재구성하여 담았다.

▲ 거꾸로, 희망이다(김수행외 12명, 시사IN북, 12,000)

혼돈의 시대, 한국의 지성 12인에게 길을 묻는다.

<시사IN>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 지성을 모시는 2009년 신년 특강을 준비했다.

박원순, 우석훈, 정혜신, 김어준 등 스타 필진 12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생태, 경제, 공동체, 사회, 역사, 심리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들을 모시고, 갈팡질팡하는 혼란의 시기에 희망의 단초를 찾고자 했다.

주 강연자와 보조 강연자를 함께 모셔, 주 강연자가 강연을 하고, 보조 강연자가 전체 내용을 정리하고 주 강연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이문재 시인과,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김수행 교수가 정태인 경제 평론가와, 조한혜정 교수가 우석훈 박사와, 박원순 변호사가 시민운동가 하승창씨와, 서중석 교수가 정해구 교수와 각각 짝을 맺어 강연을 했다.

이 책은 그 '시사IN' 신년 특강을 한데 묶은 것이다.

▲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박노자 자음, 한겨례출판, 12,000원)

지난 2006년 이후 신문과 잡지 등의 매체와 박노자의 개인 블로그에 써온 글을 추려내 엮은 책이다.

박노자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공공성의 한국’ ‘복지국가로서의 한국’으로 가야만 하는 ‘한국 진보 정치’의 현재와 방향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다.

박노자가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라는 구호와 실천을 선명히 내세우는 까닭은, 워낙에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 한국 사회의 전반적 흐름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왼쪽으로 기울어져야 비로소 좌우의 날개를 갖고 나는 새의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주류에 위험한, 불온한 흐름을 형성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복지국가라는 ‘중간 지점’에마저도 갈 수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타결될 가격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을 먼저 부르는 게 흥정의 원칙이 아닌가?(p.72)”

▲ 미식견문록(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마음산책, 12,000원

 '요미우리 문학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에세이스트, 러시아 주요인사의 방일 때마다 수행 통역한 일류 동시통역사, 하루에 7권씩 읽어치운 책들을 기록한 서평집 <대단한 책>의 저자, 스탈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올가의 반어법>을 쓴 소설가…….이 책은 음식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저자가, 자신의 경험은 물론 음식에 관한 동서고금의 얘깃거리와 속담, 문화사까지 아우른 37편의 음식론이다.

책 곳곳에 스며든 저자 특유의 농담에 쿡쿡 웃음을 터트리다가도, 이 대단한 독서가가 꼼꼼히 안내하는 지식에 마음이 든든해진다.

‘읽어치우기’에 탐닉하던 지식여행자가 이번에는 ‘먹어치우기’를 주제로 인문학적인 지식을 곁들여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이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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