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아 무더위에 맞서 바다와 계곡을 찾아 떠나는 가족과 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다.

시원한 물놀이도 좋지만 이번 휴가철에는 우리 지역에 있는 명소를 찾아 자녀들에게 옛 선조들의 삶에 지혜를 엿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자. 익산은 국경과 신분을 초월한 사랑의 전설이 녹아있는 서동설화의 고장이며 마한백제 문화의 잔향이 짙게 배어있는 곳이다.

그 동안 부여와 공주에 가려져 국보 11호인 미륵사지석탑 하나가 우리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익산에 대한 기억이 전부였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깊게 살펴보면 익산은 호남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군산-함양, 익산-포항 등 4개의 고속도로와 철도, 항공, 항만 등으로 교통 중심지로 전국 어디서나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올해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이 발견되고 문화재청의 세계문화유산 국내잠정목록으로 등재됨에 따라 세계문화유산으로 빛날 백제왕도 서동과 선화의 사랑이야기가 있는 익산 속으로 빠져보자.  

◆ 우리나라 4대 고도(古都) 익산

7세기 백제 무왕이 익산에 왕궁을 짓고 정사를 돌보았다는 역사적 사실이 서적(관세음응험기, 대동지지)기록과 유물․유적(백제왕궁터)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익산에는 백제왕궁터, 제석사지, 미륵사지, 미륵산성, 무왕과 무왕비릉 등 왕궁과 사찰, 산성 그리고 왕릉이 남아 있어 백제왕도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최근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 발견으로 어메이징 익산의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교하게 새겨진 사리호와 639년 기록이 분명한 금제 사리봉안기 등 683점의 유물은 백제 공예기술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익산을 중심으로 하는 백제 후기사를 새롭게 쓰게 하는 역사적, 지역적 쾌거라 말할 수 있다.

이번 유물발견을 두고 학계에서는 1971년 ‘공주 무령왕릉 이후 최대 발견’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4일 익산역사유적지구가 문화재청의 세계문화유산 국내 잠정목록에 등재됨으로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청신호가 켜졌다.

최근 한 달간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는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 특별전이 열려 관람객들에게 금동사리외호, 금제사리내호, 사리봉안기, 진신사리 등 68점의 중요 유물들을 선 보여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갔다.

시는 앞으로 전북도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물이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 전시될 수 있도록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의 국립박물관 승격을 추진할 계획이다.

▲  백제무왕의 꿈, 백제인의 꿈 용화세상 그려낸 미륵사 

익산 금마에서 마를 캐며 생활하고 있던 서동이 백제 제30대 무왕으로 등극하면서 미륵사가 창건되고 왕궁이 건설되었다.

미륵사는 일반 백성들까지 미륵불이 세상에 출현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해탈시키는 용화세상으로 인도하겠다는 백제불교 미륵신앙의 구심점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그 사상을 가람에 구현하고 있다.

지난 1980년부터 시작된 미륵사지 발굴조사 결과 1338만 4699㎡으로 규모로 추정되어 국내 최대의 사찰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지난 1996년까지 1만 9천여 점에 이르는 귀중한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1997년 5월에 개관한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 출토된 유물, 미륵사의 복원된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

익산미륵사지유물전시관(http://www.mireuksaji.org/)은 매년 봄과 가을은 수학여행단과 답사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며 최근 미륵사지석탑 사리장엄 발견으로 방문객수가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백제왕궁리유적 

국내에서 유일하게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왕궁터, 그것도 올해로 20년이 넘어가는 왕궁 유적이 바로 익산의 백제왕궁리유적이다.

왕궁리유적은 고도 익산 왕궁면에 위치한 백제무왕의 천도지 및 별도지로서 1989년 이후 발굴조사에 의하면 무왕(600-641)때 조성되었으며 백제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유지, 운영되었음이 기록으로 확인되고 있다.

평면직사각형의 성벽내부에 경사면을 따라 단이 지도록 석축을 쌓아 평탄대지를 조성, 와적 기단 건물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건물을 축조하여 궁성관련시설로 활용되다가 사찰 관련 시설로 변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밖의 기와, 도자기류, 금세공품 약 3천 여점의 중요유물이 발굴되었으며 대형화장실유구 또한 발견되어 옛 선조들의 생활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왕궁평성안의 우뚝 솟은 왕궁리 5층 석탑 내부에서 발견된 유물들 금제금강경판과 사리장엄구는 국보 제123호로 지정되어 있다.

지난해 개관한 왕궁리유적전시관은 궁성과 사찰 관련 출토유물들이 전시되고 있으며 탁본체험과 스탬프를 찍어 보는 재미도 학생들에게는 흥미로운 체험이다.

▲  영원한 사랑 서동공원

금마저수지를 끼고 시원한 조각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는 서동공원은 한여름을 가로지르는 자전거하이킹과 산책을 즐길 수 있으며, 선화공주와 서동왕자의 조각상과 ‘서동요’ 조각을 비롯한 98점의 조각들을 만날 볼 수 있다.

중앙광장에는 무왕 동상이 위치하고 있고 십이지신상 조각을 보며 그 의미 또한 새기며 사진을 찍어 볼 수 있어 가족과 연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봄에는 철쭉이 반갑게 맞이하며 여름에는 금마저수지의 잔잔한 물결과 분수가 어린이들과 관람객들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고 있어 단체 소풍 코스로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 개관한 마한관에는 유물 전시관과 체험방이 있어 학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익산=정성헌 기자 j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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