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입추와 처서가 지나면서 확연한 가을 문턱에 들어선 가운데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즐기기 위해 옥정호를 찾는 이들이 줄을 잇곤 한다.

지난 2006년도 한국의 아름다운 거리 100선에 선정된 임실군 옥정호 순환도로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순환도로가 뚫리면서 자연경관을 헤치는 암벽 절개지를 차폐함과 동시에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지난해 순환도로 20km 전구간에 덩굴장미를 심고 가꾸는 등 심혈을 기울인 결과 전국 유일의 덩굴장미가 조성돼 빨갛게 만개한 덩굴장미와 옥정호의 수려한 호수가 어우러져 나그네의 발을 멈추게 한다 특히 호수가 보이는 수변 도로 노견에 장미와 개화시기가 같은 다년생 꽃을 심고 도로 공한지에 장미화단 등을 조성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의 눈을 사로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군민의 정서함양에도 기여하고 있다.

옥정호를 찾아가기 위해서는 749번과 27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보면 달리는 차창 밖으로는 길가에 다랭이 논이 보여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쉬엄쉬엄 달리다 보면 내량 삼서리 작은 천변을 만나게 된다.

맑은 물이 흐르고 갈대밭이 어우러져 있는 이 곳은 섬진강 줄기로서 생활에 지친 도시인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물 맑기로 이름 난 섬진강 자락 상류에 자리 잡은 옥정호는 아침이면 인간세계와 선계를 넘나들 정도의 정경이 아침햇살을 받아 호수 면으로부터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르는 물 안개가 신선이나 노닐 법한 풍광이 주변을 온통 물들이게 한다.

옥정호를 찾아 온 사람이라면 이 곳에서 내려 잠시나마 이 평화로움을 즐겨도 좋을 듯하며 이따금씩 날아 오르며 부산을 떠는 구름이 저어기 산의 무릉을 타고 강으로 흘러내리는 곳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굽어진 길을 몇 번쯤 돌아 가면 전망대가 나타나 그 곳에서 고개를 돌려 내려다 보면 하늘과 물과 산이 시야에 벅차게 펼쳐진 곳이 바로 옥정호다.

마음의 평화를 찾고 찬찬히 내려다 보면 섬과 섬 사이에 작은 나룻배 하나가 물길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이 보여 그야말로 마치 한 폭의 그림이며 절경을 이룬다.

고갯길을 타고 조금만 더 올라가면 국사봉 전망대가 들어서 있어 사진 전문가들은 꼭 한번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로 국사봉 전망대는 사진 촬영에 최적의 장소로 프로 사진가는 물론 사진 동호회에서 찾아 오는 발걸음이 일년 내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사봉(475m)은 운암면 입석리의 국사봉 휴게소 위쪽에서 등산로가 시작된 곳으로 주차장에서 이어지는 약 230여개의 계단을 오르면 왼쪽에 송신탑이 보인 가운데 송신탑 앞이 첫 번째 관전 포인트이고 그 옆으로는 호반도로가 지나가고 도로 바깥쪽에는 망향의 동산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옥빛 물 그 가운데 외안날과 병풍처럼 들러 쳐진 산세 너머로 유영 하는 푸른 하늘과 흰 丘름 사이사이에서 갈라져 내려 오는 햇살과 해질 무렵 더 짙어지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풍경화가 되어 외국 유명한 곳에 뒤지지 않아 한 번 찾은 이들은 꼭 다시 찾곤 한다.

동이 터 오를 무렵 국사봉에서 바라보는 물안개는 실로 장관으로 막혀 있는 듯하나 막히지 않고 또 갇혀 있는 듯하나 갇히지 않는 오묘한 장관을 연출하며 새해 일출 때면 많은 일파가 몰려 산 위로 떠오른 해가 옥정호를 빨갛게 물들이는 풍경에 새해 소원을 빌어 본다 물안개 못지 않은 아름다운 자태를 품어 내는 옥정호는 전주 시내에서 운암면으로 가다 운암삼거리에서 운암방면으로 좌회전 하면 옥정호를 끼고 약 6km달리면 국사봉 휴게소가 나타나 광광객들은 한잔의 차로 여유를 달랜다.

/임실=최경수기자 chk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