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병원 등에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민원인이 늘고 있으나 체계적이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거점병원의 경우 신종플루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민원인들에게 아무런 예방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임시 시설에 출입하도록 하고 있어 또다른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오전 9시42분께 전북대학교병원. 본관 1층 입구에 ‘신종플루 상담실’ 플래카드가 부착된 임시천막에는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 채 체온검사를 받고 있었다.

김모씨(45)는 “기침과 고열이 심해 신문에 나온 거점병원 명단을 확인하고 병원을 찾았다”며, “신종플루에 걸려 사망한 사람도 발생했다는데 단순한 감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지난 17일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으로 지정된 이후 민원인들이 몰려들자 병원 밖 입구에 임시천막을 설치, 간호사 1명을 배치해 ‘신종플루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4일부터 병원 본관 2층에 있는 기존 감염내과에 ‘신종플루 클리닉’을 설치해 전문의가 진찰을 한 뒤 의심환자는 항바이러스제(타미플루)를 투약하고 있다.

신종플루 클리닉에는 지난 24일 이후 100여명이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했으나 마스크 착용 등의 기본적인 예방 조치도 없이 접수창구 대기실을 지나 2층에 있는 병실에 다녀간 것으로 드러나 또다른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이 병원은 지난 17일 레지던트 3년차인 한 전공의가 휴가를 다녀온 뒤 신종플루 의심 증상을 보였지만 수술에 참여하고 회진을 도는 등 의료행위를 하는 데 속수무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전공의는신종플루 확진 환자로 확인된 지난 19일까지 사흘 가까이 환자를 돌봤던 것으로 밝혀져 도 거점 국립대학병원으로서 걸맞지 않은 허점을 드러냈다.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 가운데 하나인 예수병원 또한 지난 24일 본관 1층 입구에 임시천막을 설치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도 불안감으로 병원을 찾은 10여 명의 민원인이 상담을 받는 등 숫자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수병원은 일반 외래환자와의 접촉을 차단, 감염을 막기 위해 의사와 간호사가 배치된 ‘임시진료실’을 별관 지하 1층에 마련하기로 하고 공사를 진행해 26일 오후부터 환자를 진료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반 병·의원에도 신종플루 증상과 유사하다며 문의하는 전화와 방문하는 민원인들이 늘고 있다. 전주 H병원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문의전화가 늘어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의심환자는 치료거점병원으로 지정된 인근 병원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5일 오후 7시께 기준으로 도내 신종플루 확진 환자는 89명(군인 포함)으로 이 가운데 4명이 격리병실서 치료 중이다.

/이승석기자 2press@j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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