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따라 질마재 100리길' 걷기
'고인돌 따라 질마재 100리길' 걷기
  • 이병재
  • 승인 2009.09.20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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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이 지천이다. 고창 선운산으로 들어가는 길목부터 그러했다.

연인끼리 카메라삼각대를 세워놓고 꽃무릇 복판으로 팔짱끼고 숨어든다.

출사 나온 카메라 동호회원들은 저마다 포인트 잡기에 바쁘다. 지난 주말 선운산은 찾아온 손님들 발길 때문에 덩달아 바빴다.

지난 12, 13일 고창군과 (사)우리땅걷기(이사장 신정일)가 함께하는 '고인돌 따라 질마재 100리길' 걷기 행사가 고인돌박물관과 선운산 45km 구간에서 열렸다.

첫날 고인돌박물관에서 풍천, 질마재를 거쳐 미당시문확관에서 일정을 마친 일행은 '패떴' 촬영 마을로 유명한 돋움별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13일 미당시문학관에서 선운산까지 걸었다.

13일 일행과 합류한 곳은 고창 심원면 화산마을. 마을 입구에는 2005년 전통마을 숲으로 복원된 화산마을 숲이 있다. 평균 250년생 나무들과 고인돌, 여기에 붉게 물든 꽃무릇이 마을을 지켜주고 있다. 화산마을 숲은 500년 전 마을이 생기면서 마을에서 바다가 보이면 재앙이 생긴다고 믿어 주민들이 모여 느티나무를 식재하여 바다를 가렸다고 알려진 동구비보숲이다.

고창군에서 준비한 막걸리와 오이, 삶은 계란을 먹고 연천동 마을로 들어선다. " 살을 빼려고 걷기 행사에 참가했는데 너무 많이 먹어 더 살이찐 것 같다" 는 여성 참가자들의 너스레와 함께 빈집이 유난히 많은 연천동을 지나니 참당암 갈림길이다. 길 아래 서 있는 400년생 느티나무가 넉넉한 그늘을 준다.

참당암으로 넘어가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일부 회원들은 너무 힘들다며 불평도 늘어놓는다. 하지만 힘들기만 한 길이 어디 있겠는가.올 봄 하얀 꽃으로 눈을 즐겁게 하던 산딸나무가 빨간 열매로 입을 즐겁게 해준다.

" 가을 산이 못사는 친정보다 낫다."  신정일 이사장이 바닥에 떨어진 열매를 주워 사람들에게 나눠 준다. 풍성한 가을이 따뜻한 마음들을 만나는 시간이다.

녹차 밭도 빼 놓을 수 없다. 대부분 열매를 달고 있지만 잎 아래 숨어있던 녹차 꽃을 발견한 일행의 작은 탄성이 들린다.

참당암을 지나 소리개로 접어든다. 빙빙 돌아가는 코스라는 불만(?)이 있는 노약자들은 굳이 이 코스를 택하지 않는다. 자기 몸에, 생각에 맞게 질러가거나 돌아 갈 수 있는 것이 바로 걷기의 묘미다.

산딸 열매가 한껏 배를 불리더니 이제는 까맣게 잘 익은 정금 열매가 천지다. 정금열매를 처음 보는 사람들도 많다. 새로운 것을 알려주고 먹여 주는 재미에 신정일 이사장이 푹 빠졌다.

신정일 이사장의 '꿈속에서 걷고 싶은 길-고창 해리에서 선운산 가는 길'이 눈 아래 펼쳐진다. 옆으로는 안장바위가 눈길을 잡는다. 낙조대 가는 길을 대신 용문굴로 접어든다.

대장금에서 방영됐던 '장금 어머니 돌무덤'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어린 장금이가 엄마의 돌무덤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은 당시 시청자들의 눈물을 쏙 빼놓았지만 장금이 없는 용문굴은 그냥 사진 찍기 좋은 동굴일 뿐이다. 여기 저기 플래시가 터진다. 

도솔암을 지나 천연기념물 354호인 장사송을 구경하고 선운사에 도착하니 소리재쯤에서 헤어진 회원들이 하나 둘 다시 모인다.

아마 4월말~5월초 선운사를 붉게 물들였을 동백숲(천연기념물 제184호 )앞에서 고인돌에서 선운산까지 1박2일의 여정을 정리한다.

문화관광부에서 만든 도보여행자 여권 '고인돌 질마재따라 100리길'에 도장을 받았다. 세 개 이상 탐방로에서 도장을 받으면 '도보여행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단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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