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10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도내 일선 초·중·고교들이 체온측정을 하지 않는 한편 손소독기가 설치돼 있음에도 전원을 끄거나 손세정제 과다사용을 이유로 비치하지 않는 등 초기와 달리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소한의 감염예방 수단인 비누조차 비치돼 있지 않는 등 예방수칙을 소홀히 여기면서 학생들이 신종플루에 무방비로 노출돼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지난달 28일 도내 초·중·고교 학급과 화장실 등에 손소독기와 손세정제, 체온측정기 등 관련 제품을 비치토록 21억2천만 원을 각급 학교에 긴급 지원했지만 일선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신종플루가 발병해 휴업했던 학교들까지도 신종플루에 대한 예방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3일 오전 11시께 전주시 인후동 Y여고. 지난 10일 학생 3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닷새간 휴업했다.

이 학교에도 예산지원을 받아 전원이 공급되는 손소독기 6대가 설치돼 있지만 3대는 전원 스위치가 꺼져 있었다.

또 교직원 화장실에는 비치된 조각비누가 학생용 화장실에는 없어 학생들은 최소한의 감염 예방수단인 손 씻기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 같은 반에서 5명의 학생이 집단 발병하는 등 사흘동안 무려 10명의 학생이 신종플루에 감염된 전주시 효자동 S중학교는 아예 손소독기가 없다.

학급당 1개씩 지급된 손세정제와 항균스프레이가 전부. 이마저도 ‘과다사용’을 막기 위해 담임교사가 철저히 보관하고 있어 학생들이 수시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이 학교 교실에선 학생들이 개인별로 구입한 손세정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 같은 안일한 대처는 일반 학교도 마찬가지. 학생수 1천145명인 전주시 인후동 B초등학교는 손소독기 3대가 설치돼 있지만 1대는 아예 작동되지 않고 방치돼 있다.

특히 손소독기 3대 가운데 학교 1층 현관에 설치돼 있는 1대는 교사와 행정직원만 사용이 가능하다.

나머지 2대는 학생들이 유일하게 등·하교로 이용하는 건물 양편 출입구에 각각 1대씩 설치돼 있지만, 이마저도 1대는 작동되지 않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6학년 A양(12)은 “학교에 손소독기가 부족해 신종플루에 감염될까 같은 반 친구들이 두려워한다”며 “손 소독을 위해 소독기를 쓰려고 하지만 작동하지 않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 동안 도내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발열체크와 손소독기 관리 등 현장 점검을 철저히 했다”며, “특별지도와 불시점검을 통해 신경 쓰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도내 신종플루 발생학교는 48개교로 총 108명의 학생이 감염돼 현재 23명이 거점병원과 자택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승석기자 2press@j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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