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AIDS·에이즈) 감염 예방 백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미군과 태국 보건부 당국은 24일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태국에서 실시된 에이즈 백신 임상실험 결과,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 파스퇴르의 ALVAC와 미국계 제약회사 박스젠이 개발한 AIDSVAX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에이즈 감염을 31% 이상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ALVAC와 AIDSVAX는 이전에 실시된 개별 임상실험 결과에서 에이즈 예방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미 국립 알러지·전염병연구소(NIAID)의 지원을 받아 이번 실험에 미군 병사들을 참여시킨 제롬 킴 대령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가 (에이즈의 위협으로부터)안전을 확보할 수 있고, 효과적인 예방 백신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킴은 이어 "이 백신들이 따로따로 사용될 때보다 함께 사용될 때 효과가 강력했다"고 덧붙였다.

NIAID의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이것으로 모든 것이 결론난 것은 아니다"라고 경고하면서도 이번 결과에 놀라워 하고 매우 기뻐했다.

이날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는 "이번 임상실험 결과가 진전돼 더욱 효과적인 에이즈 백신이 개발될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긍정적인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 큰 희망을 갖지 않았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유엔 산하 에이즈 전담기구(UNAIDS)에 따르면 현재 매일 전 세계적으로 7500명이 새로 에이즈에 감염되고 있으며, 지난 2007년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0만 명에 달했다.

미첼 워렌 에에즈 백신옹호연합 사무국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했다"며 "모든 자료를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재원이 필요할 것이나, 이번 발견이 에이즈 백신 연구를 독려하고 이 분야의 연구 방향을 바꿀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태국에서는 최근 에이즈 감염 테스트에서 음성 반응을 보인 18~30세의 태국 남녀 1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의 에이즈 백신 실험이 진행됐다.

이 기간 동안 실험 대상자 가운데 절반은 ALVAC 4회분과 AIDSVAX 2회분을 6개월 동안 함께 접종받았으며, 나머지 절반은 가짜 주사를 맞았다.

물론 가짜 주사를 맞은 실험 대상자들은 실험이 끝날 때 까지 이 주사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뉴시스   또한 실험 대상자 모두에게는 콘돔이 주어졌으며, 에이즈 예방을 위한 상담과 치료도 병행됐다.

이들은 백신을 접종한 이후 3년 동안 6개월에 한 번씩 에이즈 감염 검사를 받았다.

  실험 결과 예방 백신을 접종한 8197명 가운데 51명과 가짜 주사를 맞은 8198명 가운데 74명이 에이즈에 새로 감염됐다.

즉 예방 백신을 접종 받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31% 가량 에이즈 감염 위험이 낮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총 1억500만 달러가 투입된 이번 연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내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백신 회담에서 발표될 예정이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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