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이 많다보니 항상 도시락이 부족해 양은냄비가 내 도시락이었다."(보리쌀과 양은냄비-둘째 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효도라고는 삐비를 많이 뽑아와 밤에 길쌈하시는 엄마, 아버지 입에 한 입씩 가득 까 넣어 드리는 것이었다."(아! 돼지순댓국밥이여-셋째 딸)

남원 산골 11남매 가족들이 풀어 놓은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11남매 이야기(수필과 비평사)'는 11남매 가운데 막내아들인 김영관(정읍제일고교 국어교사)시인이 형과 누나, 매형, 형수의 글을 받아 엮은 수필집이다.

가족들이 성장하면서 보고 느낀 이야기라서 극히 개인적인 부분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 않다는 것이 엮은이의 생각이다.

"사람들은 꼭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다른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울고 웃고 합니다. 그 이유는 누구나 가족이 있고, 우리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우리 가족의 이야기지만 60~70년대를 살아온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1부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2부 '가난은 힘이 세다', 3부 '시련은 날 강하게 만들다', 4부 '나의 사랑, 나의 가족'등 모두 4부로 구성돼있다.

작가가 아니어서 글 완성도는 높지 않다.

글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문장 연결이 어색하고, 표현이 세련되거나 매끄럽지 못하다.

엮은이는 머리로 글을 쓰지 못하고 가슴으로 글을 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형님들이 꼴 베는 일보다 더 어려운 글쓰기를 하고 환갑이 넘어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 것은 가슴이 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영관 시인은 "10년전부터 생각했던 책이 올 여름 아버님을 떠나보내고서야 세상에 나오게 돼 아쉬운 생각이 든다"면서 "이 책이 우리 가족간의 소통을 떠나 모든 가족들이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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