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진출을 둘러싼 중소상인 및 소상공인 단체와 대기업간의 상생해법이 양측의 팽팽한 입장차이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이제 각자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것에서 벗어나 상생과 협력을 통한 `윈-윈(Win-Win)' 관계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은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는데 몰두할 게 아니라 지역 중소상인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방안을 찾아야 하고, 중소상인들도 영원한 약자임을 내세워 규제를 통한 보호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자체 경쟁력을 통해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입점저지.

◇ 대기업-중소상인 ‘상생과 협력’ 절실

중소상인들은 SSM의 영업시간 규제, 품목제한 등의 규제를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하고 있지만 관철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관련법이 10여건이나 발의돼 있지만 이는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제한해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SSM이 골목까지 무차별적으로 파고드는 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많다.
대기업은 자본력을 앞세운 무리한 시장진출로 처음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체, 중소상인과 같은 게임의 룰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이 중소 상공인들의 목소리에 보다 귀를 기울이고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인섭 전북중소기업청장은 " 대형업체들은 시장논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약자가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면서 "  과도한 공격적 마케팅을 자제하고 중소상인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고 말했다.

이 청장은 또한 "  대기업이라면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지역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등의 상생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며 " 근본적인 처방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고 중소상인들이 스스로 자생력을 키울 때까지 대기업들의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고 말했다.
 

한산한 재래시장 모습.

◇ 중소상인도 자체 경쟁력 키워라.

 중소 상인들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보호만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구조에 맞춰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네 상인들이 SSM에 고객을 뺏기고 있다는 것은 결국 소비자가 동네상점보다 SSM에서 더 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보호 정책은 죽어가는 사람에게 연명장치를 달아 목숨을 연장하는 것과 다를 없다. 동네 상인들 스스로가 시설과 서비스를 현대화하고 틈새시장을 발굴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안이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도 노력하는 중소상인들에게는 선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또한 중소유통업계는 조금만 큰 공룡이 나타나면 꼼짝도 못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무조건 피해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특성화 등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

재래시장.
실제로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도깨비시장은 현대화와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이 시장은 중소기업청 산하의 시장경영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특정상품에 대해서는 판매가에서 30-50% 할인하는 특가판매를 실시하는 등 이벤트를 벌여 손님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2004년 하루 2천 명이던 이용객 규모가 작년에는 1만 명을 넘어설 정도다. 상인들은 시장경영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상인대학' 프로그램에 참여해 친절교육을 받거나 마케팅을 배우는 등 소비자들의 선호하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노력했다.

중소기업 중앙회 전북지역본부장은 “지역상권의 활성화와 중소상인의 생존을 꾀하기 위해서는 공동물류센터, 동네슈퍼마켓의 조직화, 브랜드화 등의 자기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이나 경영지원에 관련한 정부나 전문가의 지원 역시 필수적이다” 고 전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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