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인권교육센터는 14일부터 17일까지 제14회 전주인권영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 사회적 약자들은 더욱 열악한 생존 환경에 놓이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민주주의는 후퇴했다." 제14회 전주인권영화제가 열리는 까닭이다.

'가을 광장, 인권이 만나는 곳' 제14회 전주인권영화제(조직위원장 송년홍 신부)가 전북인권교육센터 주관으로 14일부터 17일까지 전주 오거리 문화광장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건지아트홀, 평화동 성당에서 열린다.

송년홍 위원장은 "지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는 환상 속에서 살았다면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반 인권적, 반 민주주의적 정책은 이런 환상을 깨뜨리기 충분했다"면서 "이번 인권영화제가 다시 '인권의 가치'를 함께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두비.

전주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은 표현의 자유와 여성 비정규직, 장애인, 이주노동자 문제 등을 다룬 18편.개막작 '반두비(감독 신동일)'는 올 4월 열린 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 한국장편영화 개봉 지원상'을 받은 작품. 이주노동자인 카림과 여고생 민서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전주영화제에서 12세 관람가로 상영됐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관람불가 결정을 받아 논란이 됐던 작품. 영화 내용 중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 때문에 '정치적' 판정을 받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민주주의 후퇴를 상징하는 촛불집회, 오체투지 순례, 용산참사 등을 기록한 영화 3편도 상영 된다.

오체투지 다이어리.

'오체투지 다이어리'는  2008년 지리산에서 계룡산까지 이어진 두달여의 순례길을 좇으며 성직자들과 동참한 일반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떠나지 못하는 사람들-개발에 맞선 그들의 이야기'는 대책없는 막가파 개발에 맞선 세입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용산 철거민들이 망루에 오를 수 밖에 없었던 망루이전의 진실을 밝히고 유가족의 눈물과 투쟁을 담은 다큐. '불편한 진실'과 마주보는 고통이 있지만 조직위가 강력 추천하는 영화다.

'촛불다큐-우리 집회할까요?'는 이명박 정부와 보수언론에 맞서 인터넷에서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며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행동에 나선 사람들이 2008년 5월 2일과 3일 촛불문화제를 조직한 과정의 일부를 다뤘다.

'엄마는 한걸음씩'과 '몸에 맞지 않는 휠체어를 아시나요?"는 전북에 사는 장애인인 김연하씨와 정해선씨가 각각 제작한 영화. 장애인인 감독이 자신들이 겪는 장애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코끼리의 꿈', '거인 수컷 토끼', 이 영화를 훔쳐라!2'는 다운로드 영화. 저작권과 검열, 통제가 없이 오픈 소스로 영화를 제작하고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영화. 정보공유와 통제의 문제를 다뤘다.

오이오감.

이밖에 지역여성옴니버스 영화 '오이오감(五異五感)'과 이주노농자문제를 다룬 '문디', '리터니'가 상영되고 대학의 터무니없이 비싼 등록금 문제를 다룬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들'도 눈길을 끈다.

전준형 집행위원장은 "이번 인권영화제는 도내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열리게 됐다"면서 "인권문제가 다시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오거리 광장에서 야외상영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주인권영화제는 지난 1996년 시작됐으며 현재 인권영화제는 전주를 비롯하여 서울, 광주, 수원 등 4곳에서만 열리고 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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