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예방 접종이 거점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대상으로 시작된 가운데 접종을 기피하는 의료종사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접종대상인 대다수 의료진들은 신종플루 접종의 안전성이 확보돼 있지 않다며 의구심을 제기하거나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안전성 확보가 선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도내 거점병원인 C병원에 따르면 신종플루 예방백신 접종 대상인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 등 의료종사자 3천 명 가운데 접종을 마친 의료진은 890명에 그치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신종플루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시범접종 대상 부서까지 지정해가며 의료진 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접종하는 의료진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C병원의 한 의료진은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백신 접종은 약간 과장한다면 임상시험에 해당된다”며 “백신의 안전성이 확보된 뒤에 접종을 받을 것”이라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또 “신종플루 백신은 여타 치료제와는 다르게 건강한 사람도 맞는 등 접종 대상자가 매우 광범위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안전성 확보는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규모의 거점병원인 J병원도 내달 2일부터 의료종사자 520명을 대상으로 신종플루 예방백신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상당수 의료진들이 접종 대상이 되기를 꺼리거나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기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J병원 한 의료진은 “다음주부터 백신접종이 시작된다는 소식에 대다수 직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접종을 미루려는 동료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처럼 의료종사자들조차 신종플루 예방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자 내달 학생 접종이 시작되는 학부모와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박모씨(35·여)는 “국민건강과 의료발전에 앞장서야 할 의사와 간호사들이 신종플루 백신접종을 기피한다면 백신 맞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11월 중순부터 아이들도 학교에서 일괄적으로 접종이 시작된다는 신문기사를 봤는데 내 아이도 접종을 시켜야 할 지 벌써부터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신종플루 백신은 부작용이 적은 인플루엔자 백신의 일종인 데다 한 가지 항원만 사용해 안전하다”며, “계절독감 백신과 비슷하게 만들어져 안전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보건복지가족부는 29일 초·중·고교와 보건교사를 대상으로 한 신종플루 예방백신 접종을 당초보다 일주일 빠른 11월 초순께로 앞당겨 감염확산을 막을 방침이다.

  /이승석기자 2press@j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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