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에서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되살아난 전주 장동초등학교 학생들이 밝게 웃으며 뛰고 있다.

“방학 내내 출근하는 선생님을 비롯해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은 전교직원들의 열정 덕분입니다” 폐교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의 한 초등학교가 교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되살아나 화제가 되고 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장동에 있는 장동초등학교.이 학교는 지난 2003년 전체 4학급에 전교생이 20여명에 불과해 폐교 직전 상황까지 갔으나 올해는 6학급에 전교생 45명으로 도시학교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번듯한 농촌지역 초등학교로 부활한 것이다.

지난 1969년에 문을 연 이 학교는 한 때 전교생이 300여명에 달했으나 도시화·산업화의 물결로 지역민들이 빠져나가면서 학생들이 갈수록 줄어 ‘초미니학교’로 전락했다.

급기야 2003년에는 ‘전교생 50명 이하’라는 폐교 기준의 절반 가량인 20명까지 학생이 줄어 학교 안팎에서는 폐교 논의가 무성하게 일었다.

그러나 2009년 9월에 부임한 오연호(56) 교장은 그 상황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다.

폐교가 되면 학생들을 시내학교로 보내게 돼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지역 학부모들이 학원비 지출 등으로 더욱 힘들게 되고 학생들 또한 등·하교에 큰 불편을 겪기 때문.이에 따라 오 교장은 “소규모 학교가 오히려 더 알찬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학교 되살리기 운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오 교장은 교사들의 알찬 수업과 그에 따른 학부모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학교 살리기의 요체로 판단했으며, 여기에 교직원과 학부모들이 적극 호응하고 동참하게 됐다.

교사들 가운데는 겨울방학 내내 출근해 과학실 정비를 하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일부 교사는 학기 중에 아침 7시부터 교습 준비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 교사는 자발적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무료 영어교실을 운영했으며, 또 다른 교사는 퇴근시간까지 유치원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등 전교직원들이 ‘교육의 질’ 높이기에 매진했다.

학교의 교육열이 점차 주위에 알려지며 학교 인근에 들어선 임대아파트의 학부모들도 시내학교에 보내던 자녀들을 이 학교로 전학시켰으며, 시내학교로 전학간 일부 학생들도 되돌아오게 됐다.

이처럼 학부모들이 웬만한 시골학교보다 작은 장동초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이유는 큰 경제적 부담없이 자녀를 안심하고 교육시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도시에 위치해 있지만 농촌형으로 분류돼 학교 급식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현장체험학습비도 낼 필요가 없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이 적다.

전주교육청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아파트 입주에 맞춰 학생들의 통학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도우미가 배치된 25인승 통학버스를 운행,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내년 예산에 특별교실 증축과 본관 리모델링을 위한 예산 11억원을 계상, 도교육위원회와 도의회의 심의를 남겨놓고 있다.

예산이 통과되면 교실은 완전히 현대화되고, 여기에 연차적으로 15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강당과 급식소를 신축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장동초는 도시 근교의 자연친화형 학교로 탈바꿈해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오 교장은 "교사들이 교습 성과로 상을 타는 등의 욕심을 내지 않고 단지 학생들에게 기초교육을 충실히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앞으로 교육에 더욱 내실을 기해 전교생이 100여명에 달하는 학교로 육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 오연호교장 인터뷰

전주시 덕진구 장동초등학교가 폐교 위기에서 도시 근교의 자연친화형 학교 탈바꿈되기까지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큰 힘이 됐다.

특히 그 힘을 이끌어낸 오연호 교장의 노력이 돋보인다.

오 교장을 만나 학교 발전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폐교 직전까지 갔었는데.

▶통폐합 문제를 떠나 아이들 걱정이 앞섰다.

아이들이 자신감을 잃어버릴까 걱정됐다.

자신감을 잃으면 미래에 대한 꿈도 없다.

그래서 폐교만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지역사회를 설득했다.

-가장 큰 성과라면.

 ▶교육청에서 아파트 입주에 맞춰 학생들의 통학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도우미가 배치된 25인승 통학버스를 운행,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내년 예산에 특별교실 증축과 본관 리모델링을 위한 예산 11억원을 계상, 도교육위원회와 도의회의 심의를 남겨놓고 있다.

예산이 통과되면 교실은 완전히 현대화되고, 여기에 연차적으로 15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강당과 급식소를 신축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계속되는데.

▶농촌 학교는 다양한 장점들이 있다.

학교 주변의 산과 들 모두가 훌륭한 자연생태 체험장이다.

결코 학생수만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

수가 적은 만큼 인성을 우선한 교육도 가능해진다.

-지역사회의 많은 후원을 받고 있는데.

▶학교는 인재 육성의 근본 바탕이다.

농촌에 우수한 학교가 많아야 지역사회의 경쟁력이 강해진다.

그래야 지역 네트워크도 강화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지역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

-교육당국에 바람이 있다면.

▶대도시에서 찾을 수 없는 농촌 학교의 장점을 높이 평가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생활여건이 안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우수한 농촌 초등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도서관 증축과 영어체험교실이 아이들에게 있었으면 한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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