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진단을 받고 입원 환자들이 잇달아 숨진 치료거점병원에서 다중이 모이는 바자회를 열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4일 오전 9시30분께 찾은 신종플루 치료거점병원인 예수병원 입구에서는 임시천막이 설치돼 불우이웃돕기 바자회가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 2일부터 예수병원 보건의료노조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에는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기와 건강식품, 저가 피혁제품을 비롯, 음식 등이 요리돼 판매되고 있으며, 일반 노인과 환자들이 뒤섞여 있어 신종플루의 감염 위험성이 큰 상태다.

특히 정부가 3일 국가 전염병 재난 단계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격상시켜 경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다중 행사를 강행해 이 같은 경고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2일 2명의 입원환자가 신종플루에 감염돼 숨졌으며, 특히 병원내 감염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고 6년간 혈액투석을 받아오던 황모씨(29·여)는 이 병원에서 신종플루 진단을 받고 지난 2일 오후 2시30분께 숨졌다.

황씨는 지난 2003년부터 통원치료를 받아오다 지난 9월 28일 이 병원 신장내과에 입원했으며, 이후 한 달간 입원 치료를 받고 지난달 30일 퇴원했지만 다음날 고열과 호흡곤란 등 신종플루 의심증상을 보여 같은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러나 황씨는 고칼륨혈증과 폐렴증상을 보이며 상태가 더욱 악화돼 내과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응급실을 찾은 지 이틀 만에 숨졌다.

황씨는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타미플루 처방도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이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아오던 김모씨(71)가 발열과 호흡곤란으로 사망했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십이지장암이 재발해 이 병원 ‘일반 병실’에 입원했지만, 닷새 뒤인 27일 항암치료 도중 발열과 호흡곤란 등 신종플루 감염증상을 보여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일반 병실에서 중환자실의 음압격리병실로 옮겨진 김씨는 바로 타미플루 투약 하루 뒤인 10월 31일 오후 7시37분께 숨졌다.

예수병원 관계자는 “논란이 된 행사는 병원노조에서 주최한 것이기 때문에 임의로 중단시킬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사망자들의 병원내 감염 의심과 관련해서도 “고위험군에 해당돼 후속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글·사진=이승석기자 2press@j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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