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지명의 절반은 일본식 한자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주시 마을이름의 절반이상이 일본식 한자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명으로 보는 전주 100년(전주문화원)’ 책임조사를 맡은 이길재 박사(전북언어문화연구소 연구원)는 전주의 옛이름들은 대부분 1914년 일제의 전주군 행정구역 통폐합을
기해 일본식 한자어로 바뀌었으며, 1957년 행정구역이 확장되면서도 행정 공무원들이 한자어를 무분별하게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11면>

대표적인 경우는 ‘새로 터를 잡는다’는 의미로 쓰인 우리 옛지명 ‘새터’. 대부분 일본인들에 의해 신기리 신덕리 신교리로 변천 된 채 오늘에 이르렀다. 호성동의 ‘제내리’는
원래 근처에 방죽이 있어 ‘방죽안’으로 불렸지만 역시 일제에 의해 변경됐다. 호성동의
‘송전리’도 원래 우리말은 ‘솔밭뜸’, 평화동 사거리 일대를 일컫는 ‘구화리’도 원명은 ‘꽃밭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명칭이 마을의 설화나 지형의 형세를 감안해 불려졌던 것을 염두에 두면, 향토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박사는 “1914년 당시 일제는 한자의 거북구(龜)를 사용하는
‘구○○’의 경우도 행정편의와
민족성의 말살을 위해 아홉구(九)로 바꾸기도 했다”고 소개하면서 “현재 일부 농촌에서 사용하고 있는 ‘부락’이라는
용어도 일본의 천민집단을 일컫는 말이어서 이 용어에 대한 다각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또 “개발에 따라 도시의 형태가 많이 변모했고, 옛 명칭의
의미를 상실한 지역도 있다”면서 “개발에 맞게 우리식 지명을 붙이는 작업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주시는 행자부 지침에 따라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동안 명칭제정위원회를
통해 2천4백건의 ‘새주소 부여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김영애기자 young@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