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형성토록 함으로써 학교에서 폭력을 일소한 장수고등학교의 학교폭력예방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장수고는 지난 2005년과 2006년만 해도 따돌림·금품갈취·폭행 등 학교 폭력이 모두 11건에 달했으나 폭력예방프로그램이 시행되면서 2008년에는 1건에 그쳤고, 올 들어서는 11월 현재까지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등 교내 폭력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장수고가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는 ‘긍정적 자아개념 형성을 통한 즐거운 학교 만들기’ 프로그램은 2008년 3월부터 잠재적 폭력성을 없애고 긍정적 자아개념을 형성해 스스로 올바른 진로를 결정하고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시행됐다.

장수고는 꾸준한 인성교육이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판단, 먼저 ‘인사 잘하기’, ‘주변 환경 깨끗이 하기’ 등 가장 기본적인 생활습관 들이기를 통해 사제간의 친근한 관계 형성 및 더불어 사는 공간에 대한 배려, 면학분위기 조성 등의 효과를 얻었다.

또 교장실을 개방하고 교사들은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어 그들의 고민을 경청했으며 꾸준한 대화와 교육을 통해 폭력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

학교에서는 ‘칭찬합시다’와 ‘나에 대해 관찰하기’ 등의 긍정적 자아 개념 찾기 등을 통해 주변에 대한 관심과 배려심을 심고, 각종 초청강연과 진로탐색 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진로선택에 대한 폭넓은 안목과 잠재능력 개발에 도움을 주었다.

또 학교 안전 지킴이 활동을 통한 폭력 예방과 책읽기와 토론을 유도해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했다.

밴드와 사물놀이, 스포츠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심는 데 주력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학교 폭력 알리기 프로그램과 폭력 상담 연수를 실시해 폭력 예방을 유도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사회를 학교 폭력 예방에 끌어들이고 건강한 지역 사회를 조성하는 효과를 불러왔다.

이밖에 정기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웠다.

박종문 교장은 “이전에는 주먹이 강한 학우를 영웅시하는 등 학생들 사이에 폭력을 미화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으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제는 폭력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이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2년 동안 이끌어 온 김기나 교사는 “여건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선생님들의 열성과 의지가 있으면 즐거운 학교 만들기는 충분히 가능함을 체험으로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편 장수고는 재학생 217명 중 편부, 편모 및 부모와 별거하거나 조부모와 동거하는 학생이 31명(14%)이고, 경제적으로도 저소득층 자녀 및 ‘기초생활수급자’가 75명(35%)에 달하는 등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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