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에서 지난해 실패한 도내 한 4년제 사립대인 S대가 홈페이지에 설치인가를 받은 것처럼 안내하는 등 버젓이 학교 홍보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수능시험이 치러진 가운데 도내 각 대학들이 본격적인 ‘신입생 모시기’에 돌입한 상황에서 자칫 로스쿨 설치대학으로 혼동, 수험생들을 현혹시킬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대입 인터넷 까페인 ‘수만휘’와 수험생들에 따르면 S대는 지난해부터 대학 홈페이지에 팝업창과 배너광고를 통해 ‘로스쿨 시설 안내’를 홍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의 한 수험생은 “S대 의예과를 목표로 준비하던 중 로스쿨을 안내하는 홈페이지 팝업창과 배너광고를 보고 사실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로스쿨 본인가 대학 명단에서 S대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2월 4일 로스쿨 설치인가를 신청한 전국 41개 대학 가운데 25개 대학을 예비인가 대학으로 선정했다.

도내에서는 국립대인 전북대와 사립대인 원광대가 선정돼 6개월여 동안 교원과 시설 확보 등 개원 준비상황을 점검 받은 뒤 본인가 대학으로 확정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충남 아산시에 제2캠퍼스를 설립하기도 한 S대는 로스쿨 유치를 위해 아산캠퍼스에 지하 1층, 지상 10층 연면적 1만3천598㎡규모의 전용건물을 완공해 로스쿨 유치에 도전했지만, 교수확보 등이 현저히 미달돼 신청대학 가운데 최하위 점수를 받고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원에 위치한 S대는 도내가 아닌 제2캠퍼스인 충남에서 로스쿨 설치인가를 신청, 탈락한 상황에서 본교(남원) 홈페이지에 로스쿨 건물을 안내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을뿐더러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한 고의적 의도가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대학 정보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S대의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은 22.1%로, 모집인원 2천70명 가운데 단 447명만이 최종 등록했다.

자퇴와 미복학 등으로 중도탈락 비율도 21.8%로 전국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실제로 S대는 의예과와 간호학과, 물리치료학과 등 의료·보건계열 학과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학과들이 매년 10명 미만의 학생이 입학하거나 아예 없는 학과도 존재해 학생모집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대학지원과 관계자는 “로스쿨 설치인가 대학이 아님에도 명칭을 사용하게 되면 시설폐쇄까지 명령할 수 있다”며, “해당 대학에 시정될 수 있도록 곧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오후 7시께 S대 홈페이지에는 기존 ‘법학전문대학원 시설 안내’에서 ‘준비시설 안내’로 몇 글자만 수정됐을 뿐 계속해서 이를 학교홍보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석기자 2press@j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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