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과학고
한국게임과학고
  • 김대연
  • 승인 2009.11.18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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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계 특성화고가 뜨고 있다. ‘실업계 고교가 이름만 바꾼 것’이라고 생각하면 시대착오적이다. 대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가는 곳이 결코 아니다. 끼 있는 아이들, 공부에는 자신 없어도 컴퓨터만 보면 기가 사는 게임 도사들. 이런 학생들만 골라 모인 학교가 있다.

전북 완주군 대둔산 자락에 자리잡은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이 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게임특성화 고교다.

학생들은 틈만 나면 학교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에 빠지고, 선생님 앞에서도 떳떳하게 휴대폰 모바일 게임을 즐긴다.

이런 아이들을 보며 누구 하나 나무라는 사람도 없다. 바로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이야기다. //
 
한국과학게임고등학교에는 프로게이머, 게임기획자, 게임프로그래머, 게임그래픽 디자이너 등을 꿈꾸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다.

이 학교를 설립한 정광호 교장(54)은 한세대 교수시절 ‘한국게임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게임 전문가로, 지금은 4기 명예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게임업계의 성장에 발맞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2004년 3월 게임고를 설립했다.

정 교장은 “지금은 우수한 학생들이 의사나 변호사를 선호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게임 개발자가 각광받게 될 것이다. 그때 본교 학생들이 업계를 주도하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목고인 게임고의 신입생 선발은 중학교 졸업 성적 상위 25% 이상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이 기준에 미달하는 입학 희망자는 게임고가 실시하는 분야별 실기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실기시험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정원(100명)의 대부분은 서류전형으로 선발된다.

게임고 학생들은 쉬엄쉬엄 공부하는 것 같아도 이 학교 학사 일정은 어느 학교보다 빡빡하다.

전교생 300명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 여느 기숙사형 학교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규율이 특징이다. 한 달에 한번 집에 다녀올 수 있지만 전국에서 몰려든 게임 마니아들에겐 그마저도 시간이 아깝다. 방학도 없다. 자율학교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교장 재량으로 학사 운영을 하는 탓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의 불만이 큰 것은 아니다. 기꺼이 그 시간을 반납하고 게임 제작에 몰두한다.

수업방식도 단순한 전달식이 아니라 자바, 모바일 자바, C언어, 드로잉, 색채 등 관련 과목을 같은 시간에 개설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했다.

1학년 때에는 일반 고등학교처럼 전 과목을 똑같이 배우기 때문에 게임수업은 오직 저녁시간에만 이뤄진다. 하지만 밤 9시 반 일과가 끝난 후에도 학생들이 개인교습을 요청해 12시 넘어서까지 선생님을 놓아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게임고 학생들은 왜 게임에 미래를 걸려고 하는지에 대해 소신도 뚜렷하다. 3학년 문정우 군은 “게임은 결국 즐기기 위한 거잖아요. 게임개발자나 기업들도 이익도모뿐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장은 “본교 졸업생들은 대학과정 졸업생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 신입생으로 입학해 같은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어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졸업생과의 면담을 통해서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정 교장은 사이버게임대학 설립을 결심했다. 지금까지 3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2011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 교장은 “게임고, 사이버대학, 게임R& D센터로 이어지는 시스템으로 업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며 “앞으로 게임 전문가를 육성하는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교육기관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 정광호교장 인터뷰

한국게임학회장이며 한세대학교 대학원장이던 정광호(54) 교장은 한국게임과학고를 위해 대학 교수직을 과감히 던지고 이곳으로 내려왔다.

완주군 운주면이 고향인 정 교장은 국내 게임 산업이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오락실 비디오 게임시장을 장악했고, 온라인 게임 또한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 교장은 우리 나라에서 누구도 게임 관련 인재 양성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하다 직접 학교를 설립했다.

정 교장은 “컴퓨터 게임산업이 21세기 최고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예술의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지식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수록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는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국내게임시장의 규모도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고 있고, 특히 우수한 게임이 속속 개발·출시되면서 세계시장으로부터 그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에 본교는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갖춘 게임전문교사, 그리고 모든 시설의 최첨단화로 맞춤별 학습방법을 통한 조기교육으로 게임영재들을 육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게임 산업의 미래에 대해 정 교수는 “최근 중국이 온라인 게임의 시장성을 인식하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우리가 현재 수준에 만족하면 곧 중국에 추월 당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 교장은 “앞으로 게임산업분야가 자랑스럽게 자손들에게 길이길이 물려 줄 수 있는 큰 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이 땅에서 태동하게 될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전 교직원과 재학생 들이 한 덩어리가 돼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김대연기자

▲ 약력
● 1984년 서울산업대학 전자계열 졸업 ● 1986년 건국대학교 컴퓨터응용 석사
● 1993년 중부대학교 대학원장 ● 2000년 동국대학교 이학박사(전산통계전공)
● 2003년 한세대학교 대학원장 ● 2004년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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