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푸른꿈 고등학교
무주 푸른꿈 고등학교
  • 김대연
  • 승인 2009.12.28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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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대회때 선생님과 팔씨름

무주 푸른꿈 고등학교는 ‘자연을 닮은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다.

무주 안성에 설립된 대안학교다.

전주에서 익산-장수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무주 덕유산 IC에서 빠져 나와 10분 정도를 가면 이 학교를 만날 수 있다.

학교 옥상에 있는 학교 모토를 담은 현수막이 학생들을 반긴다.

이 학교가 벌써 10년이 됐다.

한 때는 말썽꾸러기로 내몰렸던 아이들이 이 곳에서 노작(勞作) 중심의 자율적 교육을 통해 희망을 건져내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푸른 꿈’은 곧 희망이다.

푸른꿈고교는 일반 학교의 제도권 교육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다른 대안학교와는 달리 원적 학교의 학적을 유지하고 졸업장도 받을 수 있다.

지난 1999년 개교해 이제 10년을 넘겼다.

그동안 171명을 어엿한 대학생과 사회인으로 길러냈다.

요즘에는 교육 이념에 동참하는 학생들까지 몰려 각 학년당 두 학급씩 106명이 재학하고 있다.

정찬홍 교장은 "태양과 바람의 학교를 지향하며, 학생들을 '자연을 닮은 사람'으로 길러내는 것이 우리 학교의 교육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교장은 “능력이 없어서, 기술이 부족해서, 실력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행복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사랑’이 없어서 행복하지 않는 것”이라는 소신 아래 “교육의 목적은 상위 학교 진학이 아닌 사랑으로 나와 상대방이 행복해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태농업 시간

 푸른꿈고교는 이처럼 개개인의 능력 계발 및 실천, 행복 추구, 사랑에 눈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문제아든 부적응학생이든 학생에 대해 미리 알기도 전에 이미 정해진 잣대를 놓고 편을 가르는 ‘선입관’을 경계한다.

대신 교육을 받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선발해 함께 사랑의 교육을 실천해 나간다.

이 학교는 학생에게 문제가 있으면 무조건 대안학교에 보내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선입관을 무색하게 한다.

대안학교의 특성을 파악하고 교육의 깊이를 이해하면 더욱 풍성한 교육 현장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준다.

푸른꿈고교는 학교 전체를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고려해서 만들었다.

학교 주변을 둘러싼 숲이 울창하고 예쁘다.

말 그대로 ‘숲과 바람의 학교’이다.

도서관과 특별실 지붕에는 15kW태양광발전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학교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자연연못을 통해 정화처리를 한다.

학교운동장 오른편에는 학교농장이 있다.

비닐하우스에는 채소와 방울토마토가 자란다.

닭장에는 닭들이 건강하게 자라면서 유정란을 낳는다.

학교 본관건물 옆에는 아이들이 직접 담근 된장 독들이 나란히 자리 잡았다.

이렇게 학생들이 직접 재배한 채소와 유정란이 학교 식단의 재료가 된다.

이 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주 2시간씩 '생태 농업'을 배우고 있다.

학생마다 3.3㎡(1평) 안팎씩 텃밭을 만들어 야채를 기르고 숲에서 표고버섯 등을 재배한다.

퇴비 역시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학생들이 기르는 닭 200마리와 소 6마리의 분뇨, 그리고 텃밭 옆 '생태 뒷간'에서 거둔 인분으로 퇴비를 만들어 쓰는 것이다.

도시 출신으로 이 학교 학생이 된 송승석(18)군은 “처음엔 ‘뒷간’을 사용하기 난감했지만, 이제는 자연 순환 과정의 한 고리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 “대안 교육 실험에서 몇몇 성과를 거뒀다”며 “학생·교사·학부모 등 교육 주체들이 상호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성장 동기를 스스로 찾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푸른 꿈 고등학교가 아이들의 꿈을 안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것을 보충해야 한다.

교사들이 학생들과 24시간 같이 지낼 수 있는 사택과 각종 교육 및 편의시설이 필요하다.

정교장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정찬홍 교장

▲ 정찬홍교장 인터뷰

정찬홍 교장(50)은 교장공모 과정을 거쳐 2006년 선임됐다.

그는 ‘학교를 넘어선 학교’를 만드는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가 꿈꾸는 대안학교는 즐거운 학교다.

정교장과 대안 학교와 대안 교육에 대해 들어봤다.

-대안교육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아주 간단해요. 기존의 교육에 대해서 어떤 대안을 제시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실제로는 대안교육이란 말은 두 가지 정도의 큰 갈래로 사용되고 있어요. 한 쪽은 근대 교육의 한계를 넘어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어보자는 교육운동의 측면으로 대안교육을 이야기하고, 또 한 쪽은 기존의 교육시스템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교육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지요.-좀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 '학교를 넘어선 학교'란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배움이 즐겁다는 것을 실감하는 학교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배움은 학교 안에서, 교실 안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지요. 교육은 교과서 진도에 맞춰 담당 교과 선생님만이 하는 게 아니고요. 그래서 저는 배움터의 범주를 학교 밖으로까지 확대하여 학교 밖 세상 사람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의 채널을 만들고 싶은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을 학교 안에만 가두어 두고 싶지 않아요. 가뜩이나 3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원칙으로 하는 푸른꿈고교 학생들에게는 자칫하면 학교가 또 하나의 감옥이나 수용소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끔찍한 일이지요. -흔히 대안학교라고 하면 '학교부적응 학생'이 모이는 곳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처음부터 학습 의욕이 전혀 없거나 무기력한 아이들에게는 어떤 학습이 가능한지. “푸른꿈고교에서 만날 아이들 중에는 흔히 말하는 대로 학교부적응 아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이런 아이들에게 더 차원 높은 이상을 말하고 꿈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희망의 인문학'으로 안내해야 하는 거지요. 평생 동안 이룰 수 없는 꿈 하나씩 가슴에 담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싶습니다.”

▲ 올해 졸업 인하대 합격한 송탁 군 인터뷰

송탁학생회장
푸른꿈고등학교는 지난 30일 제9회 졸업생 34명을 배출했다.

이 학교 학생회장인 송탁(19)군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내년이면 인하대 수학통계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송군은 “선생님이 우리들을 최대한 이해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 학교에 다니는 맛이 났습니다.

수업도 아는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가르쳐 주니까 따분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무엇을 하던 항상 진지한 자세로 사물을 보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송군은 “예를 들면 학교에서 배운 세 손가락의 원칙 덕분에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항상 나의 행동이 사회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습관처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진지하고 진중하게 행동할 수 있어졌습니다.

송군은 “새로운 일을 스스로 계획하고 달성하는 경험을 반복하다 보니 조금 어려운 일을 만나도 '이번에도 잘 할 수 있을 꺼야'라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가서 학교를 선택하게 된다 해도 대안학교를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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