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전주운동본부(대표 허종현)가 전주 생태길의 중요성을 정리한 ‘쉬엄쉬엄 걷는 전주 생태길’을 펴냈다.

이 책은 푸른전주운동본부가 지난해 매월 넷째주 토요일 시민과 함께한 생태길 탐방의 결과물. 사전 답사를 다녀 온 사항을 중심으로 본지에 매월 연재했던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푸른전주운동본부가 생태길 탐방을 계획한 이유는 바로 전주 자연생태계의 위기를 경고하기 위한 것.전주는 가련산, 건지산, 도당산, 소리개재, 기린봉, 중바우, 학산, 완산칠봉, 가사산 등이 성벽처럼 싸여있는 아름다운 도시지만 지난 십수년간 계속된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인해 이제 전주는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무더운 도시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 기본 인식. 푸른전주운동본부가 연결한 전주 생태길은 크게 12개 코스. 어느 곳에서 출발 하더라도 12개 코스를 거치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도록 연결돼 있다.

이 코스를 걸으면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현장을, 그리고 보전해야할 소중한 생태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이다.

코스마다 자연생태에 관한 자세한 해설과 함께 역사문화이야기도 푸짐하게 풀어놨다.

자주괴불주머니
1월 연꽃길. 덕진공원에서 최명희 문학공원~건지산~오송지~대지마을~완자봉~조경단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줄기 윗부분에 열매가 닥지닥지 붙어 있는 모양이 낙지다리를 닮아 있어 이름이 ‘낙지다리’. 이름도 희한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낙지다리가 산림청 선정 희귀 멸종 위기 식물이라는 것. 또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오송지에 서식하고 있다는 신기한 사실이 적혀 있다.

2월은 왕의 길. 조경단~왕자봉~도천봉~승마장 뒷산~도당산~반암마을~인후도서관까지다.

2월 중순이 지나면 도천봉 아래 과수원에 큰개불알꽃이 융단을 깔아놓은 듯 청보랏빛으로 바닥을 수놓고 있어 장관이라는 볼거리 정보도 담겨 있다.

3월 금상동 소리개재에 오르면 하얀 냉이꽃, 노란 꽃다지꽃, 분홍 광대나물꽃이 천지고 특히 쑥, 씀바귀, 곰보 배추 등 나물로 먹을 수 있는 식물들이 논 밭둑에서 완연한 봄을 알려준다고 한다.

이처럼 이책에는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전주의 자연생태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게 정리해 놨다.

박창호 푸른전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이 책을 통해 건강한 생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우리 전주의 숲에는 어떠한 역사, 문화들이 살아 숨쉬고 있는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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